범죄와 처벌

대홍수 후 대홍수 후에 하느님은 또 다른 법을 공포하셨는데, 그 가운데는 살인에 대해 형을 집행할 권한을 최초로 인간에게 부여한 법도 포함되었다. (창 9:3-6) 후에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과 관련하여 이렇게 언명하셨다. “내가 그를 잘 알게 되었으니, 이는 그가 자기 뒤에 오는 자기 자손과 집안에게 명령하여, 그들로 여호와의 길을 지켜서 의와 판단을 행하게 하려는 것이다.” (창 18:19) 이것은 족장 사회가 하느님의 법 아래 있었고 그들이 그 법을 잘 알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

여호와께서는 아비멜렉에게 그가 자기 아내를 삼을 의도로 사라를 데려왔기 때문에 그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씀하셨을 때(하지만 아비멜렉은 사라가 아브라함의 여자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간음과 그 처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셨다. (창 20:2-7) 유다는 창녀짓을 했다는 이유로 다말에게 사형을 선고하였다.—창 38:24.

이스라엘을 위한 하느님의 율법 이스라엘이 하나의 나라로 조직되었을 때, 하느님은 그들의 왕, 입법자, 재판관이 되셨다. (사 33:22) 그분은 그들에게 “열 가지 말씀”, 곧 흔히들 “십계명”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시어, 그 밖의 약 600가지의 법으로 이루어진 법전의 토대가 되는 원칙들을 알려 주셨다. 그분은 “열 가지 말씀”을 이러한 선언으로 시작하셨다. “나는 너의 하느님 여호와, 곧 너를 이집트 땅에서 ··· 데리고 나온 이이다.” (출 20:2) 이 말은 율법 전체에 순종해야 할 주된 이유를 제시한다. 불순종은 정부의 수반이신 분의 법을 어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종교의 수반이신 그들의 하느님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으며,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은 대역죄였다.

율법 아래서는 족장 사회를 지배하던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율법은 한층 세분화되었으며 인간의 활동 범위 전체를 망라하는 것이었다. 모세 오경에 명시되어 있는 전체 율법은 대단히 높은 도덕 표준이었으므로, 율법을 전부 지키려고 하다 보면 자신이 죄인이며 불완전하다는 것이 율법에 의해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밖에 없었다. 사도 바울은 “계명도 거룩하고 의롭고 선”하며 ‘율법은 영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범법을 나타내기 위하여 더하여진 것이다.’ (로 7:12, 14; 갈 3:19) 그것은 여호와의 원칙과 공식적인 결정을 명시하는, 이스라엘을 위한 하느님의 완벽한 법전이었다. 단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례들이나 이미 일어난 사례들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율법하의 형벌들은 죄가 “훨씬 더 죄 많은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로 7:13) 당한 대로 똑같이 갚아 줄 것을 요구하는 동해보복법(同害報復法)은 엄밀한 공의의 표준을 세웠다. 율법은 나라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이스라엘이 그것에 순종할 때 그 나라를 지켜 주는가 하면, 개인을 행악자로부터 보호해 주기도 하고 소유물이 도둑맞거나 파괴되었을 때에 배상을 받게 해 주었다.

탈출기 20장과 신명기 5장에 명시되어 있는 십계명에는 위반할 경우 받게 될 형벌이 일일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 형벌들이 다른 곳들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 앞부분의 일곱 계명들을 어길 경우 받게 될 형벌은 사형이었다. 도둑질에 대한 처벌은 소유물을 도둑맞은 사람에게 돌려주고 배상하는 것이었으며, 거짓 증언에 대한 처벌은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 탐심이나 그릇된 욕망에 대한 마지막 계명과 관련해서는 재판관들이 부과할 수 있는 형벌이 없었다. 이 계명은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자신의 영적인 경찰관이 되게 해 주고 모든 계명을 어기게 하는 뿌리 곧 근원에 이른다는 면에서 사람이 만든 법률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릇된 욕망에 빠지게 되면 마침내 다른 아홉 가지 계명 중 하나를 어기게 되어 겉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었다.

율법 아래서의 중대한 범죄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 율법 아래서는 다음과 같은 범행들에 대해서 사형이 규정되어 있었다. (1) 신성모독(레 24:14, 16, 23), (2) 여호와 이외의 다른 신을 숭배하는 행위, 모든 형태의 우상 숭배(레 20:2; 신 13:6, 10, 13-15; 17:2-7; 민 25:1-9), (3) 마법, 영매술(출 22:18; 레 20:27), (4) 거짓 예언(신 13:5; 18:20), (5) 안식일 위반(민 15:32-36; 출 31:14; 35:2), (6) 살인(민 35:30, 31), (7) 간음(레 20:10; 신 22:22), (8) 여자가 자신은 처녀라고 속이고 결혼한 경우(신 22:21), (9) 다른 남자와 약혼한 여자와의 성 관계(신 22:23-27), (10) 근친상간(레 18:6-17, 29; 20:11, 12, 14), (11) 동성애(레 18:22; 20:13), (12) 수간(레 18:23; 20:15, 16), (13) 납치(출 21:16; 신 24:7), (14) 부모를 치거나 부모에게 욕하는 경우(출 21:15, 17), (15) 불리한 증언을 하여 그 사람이 형을 받게 되면 사형일 경우에 거짓 증언한 일(신 19:16-21), (16) 권한이 없는데도 장막에 가까이 가는 경우(민 17:13; 18:7).

많은 경우에 언급된 형벌은 ‘끊어짐’인데, 이것은 대개 돌로 쳐서 집행하는 형을 가리킨다. 고의적인 죄와 여호와에 대한 모욕적인 말이나 불경스러운 말에 대해서 이 형벌이 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민 15:30, 31), 그 외에도 이 형벌을 받을 것으로 언급된 일들이 적잖다. 그 가운데 일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할례를 받지 않는 일(창 17:14; 출 4:24), 고의적으로 유월절을 지키지 않는 일(민 9:13), 속죄일을 지키지 않는 일(레 23:29, 30), 거룩한 기름부음용 기름을 속된 용도를 위해 만들거나 사용하는 일(출 30:31-33, 38), 피를 먹는 일(레 17:10, 14), 부정한 상태에서 희생 제물을 먹는 일(레 7:20, 21; 22:3, 4, 9), 무교절 축제 기간에 누룩이 든 빵을 먹는 일(출 12:15, 19), 장막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 희생을 바치는 일(레 17:8, 9), 희생을 바친 날부터 사흘째 되는 날에 친교 제물을 먹는 일(레 19:7, 8), 정결하게 하는 것을 등한히 하는 일(민 19:13-20), 거룩한 것들에 불법적으로 닿는 일(민 4:15, 18, 20), 월경 중인 여자와 성 관계를 갖는 일(레 20:18), 희생 제물의 기름을 먹는 일.—레 7:25. 끊어짐 참조.

율법에 의해 부과된 처벌 여호와께서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에 규정된 처벌은 하느님 보시기에 불결한 것으로부터 그 나라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가증한 짓을 행하는 자들은 백성 가운데서 제거되었다. 또한 처벌은 범죄를 방지하고 생명의 신성함과 그 나라의 법률에 대한 그리고 입법자이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존중심을 계속 갖게 하였다. 그리고 율법은 순종할 경우 그 나라를 경제적 파탄으로부터 그리고 도덕적 부패와 그 결과 발생하는 혐오스러운 질병 및 건강 악화로부터 지켜 주었다.

율법에 규정된 처벌 가운데 잔인한 것은 없었다. 아무도 다른 사람의 악행 때문에 처벌되지는 않았다. 원칙들이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었다. 재판관들에게는 각 사건 자체의 시비곡직을 가리고, 고발당한 사람들의 동기와 태도에 더하여 정황을 조사할 수 있는 재량권이 주어졌다. 공의는 엄격하게 시행되어야 했다. (히 2:2) 고의적인 살인범은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사형을 면할 수 없었다. (민 35:31) 과실 치사자가 되었을 경우에는 마련된 도피 도시들 가운데 하나로 피할 수 있었다. 도피 도시의 경계 안에 유폐된 그 사람은, 생명은 신성하다는 것과 과실 치사도 가볍게 다루어질 수 없고 보상이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도피 도시에서 생산적으로 일했으므로 지역 사회에 경제적으로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았다.—민 35:26-28.

범죄에 대한 형벌은 물건을 도둑맞거나 재산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 구제와 배상을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 도둑은 규정된 액수를 지불하지 못하면 피해자에게든 다른 사람에게든 종으로 팔릴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피해자에게 변상해 주는 동시에 그 범죄자 자신이 일하여 먹고살게 만들었는데, 그 결과 국가는 투옥형을 실시하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와는 달리 범죄자를 떠맡지 않아도 되었다. 이러한 법률은 공정했으며 범죄자가 갱생의 길을 걷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출 22:1-6.

율법 아래서는 돌로 쳐서 사형을 집행하였다. (레 20:2, 27) 이따금 칼이 사용되기도 했는데, 특히 많은 수의 사람을 처형할 경우에 그러하였다. (출 32:27; 왕첫 2:25, 31, 32, 34) 어떤 도시가 배교하게 되면 그 도시의 전 주민을 칼로 멸망에 바쳐야 했다. (신 13:15) 탈출기 19:13에는 장창이나 창에 의한 죽음(어쩌면 화살에 의한 죽음)이 암시되어 있다. (민 25:7, 8 참조) 목을 벤 일이 언급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다른 방도로 처형한 다음에 시체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 (삼둘 20:21, 22; 왕둘 10:6-8) 율법의 규정에 의하면 한층 가증한 범죄의 경우에는 불에 태우거나 기둥에 달아야 했다. (레 20:14; 21:9; 수 7:25; 민 25:4, 5; 신 21:22, 23) 참조된 성구들에서 명백히 언급하듯이, 먼저 사람을 죽인 다음에야 비로소 이러한 형벌들을 시행하였다.

전쟁 포로들은 하느님의 명령에 의해 멸망에 바쳐진 사람들인 경우에는 대개 칼로 처형되었다. (삼첫 15:2, 3, 33) 항복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강제 노역을 시켰다. (신 20:10, 11) 오래된 번역판들은 사무엘 둘째 12:31의 경우 다윗이 암몬의 랍바 주민들을 고문한 것처럼 번역하지만, 현대의 번역판들은 다윗이 그들에게 단지 강제 노역을 시킨 것으로 묘사한다.—「신세」, AT, Mo 참조.

거꾸로 떨어뜨리는 것, 즉 절벽이나 높은 장소에서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은 율법이 규정한 형벌이 아니었지만, 유다 왕 아마샤는 세일 사람 1만 명을 이런 방법으로 처형하였다. (대둘 25:12) 나사렛 사람들도 예수에게 그렇게 하려고 했다.—누 4:29.

고의적으로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동해보복법, 즉 당한 대로 똑같은 것을 갚아 줄 것을 요구하는 법에 의해서 공의가 엄격하게 시행되었다. (신 19:21) 이 형벌을 집행한 사례가 적어도 한 차례 기록되어 있다. (판 1:6, 7) 그러나 재판관들은 증거에 입각하여, 그 범죄가 고의적인 것인지 아니면 과실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하였다. 동해보복법과 관련해서 한 가지 예외가 있었는데, 그것은 여자가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기 남편을 도우려고 상대편 남자의 은밀한 부분을 잡은 상황을 다루는 법이었다. 이 경우에, 그 여자의 생식기를 제거하는 대신 그 손을 잘라야 했다. (신 25:11, 12) 이 법은 생식기에 대한 하느님의 배려를 잘 나타내 준다. 또한 그 여자는 남편의 소유였으므로, 이 법은 자비롭게도 아내에게서 자녀를 얻을 남편의 권리를 고려한 것이었다.

「미슈나」는 사형을 집행하는 네 가지 방법—돌로 치기, 불로 태우기, 목을 베기, 목을 매달기—에 관해 언급한다. 그러나 이 후자의 세 가지 방법과 관련해서는 율법 아래서 허가된 적도 없고 명령이 내려진 적도 없었다. 「미슈나」에 규정되어 있는 그 방법들은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 부가된 전통의 일부이다. (마 15:3, 9) 그 결과로 유대인들이 행하게 된 잔인한 관행의 한 가지 실례를 들자면 화형을 집행하는 그들의 방법을 들 수 있다. “화형을 당하게 되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규례[는 다음과 같다]. 화형당할 사람을 무릎 깊이의 똥 속에 세운 다음 거친 재질의 천을 부드러운 재질의 천 안에 넣고는 그것을 그 사람의 목에 감았다. 그 사람이 입을 벌릴 때까지, 한 [증인]이 한쪽 끝을 자기 쪽으로 당기고 다른 사람이 한쪽 끝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심지[게마라(52a)에 의하면 이것은 한 가닥의 끈이었음]에 불을 붙여 그 사람의 입에 집어넣으면 그것이 위장으로 내려가서 그 사람의 내장을 불태워 버렸다.”—산헤드린 7:2; H. 댄비 역.

사람은 시초부터 하느님의 법이든 하느님이 심어 주신 양심의 법이든 법의 지배를 받아 왔으므로, 사실상 사람들이 참 숭배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법에 의해 시행되는 처벌도 그만큼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것이 되었고, 그들이 참 숭배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면 나갈수록 공의에 대한 그들의 감각도 그만큼 더 타락하게 되었다. 고대 여러 나라들의 법을 이스라엘의 법과 비교해 보면 그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집트 이집트인들이 집행하던 처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들이 내리던 처벌 중에는 매질(출 5:14, 16), 익사시키기(출 1:22), 목을 벤 후에 기둥에 달기(창 40:19, 22), 칼로 처형하기 그리고 투옥이 있었다.—창 39:20.

아시리아 아시리아 제국이 집행하던 처벌은 대단히 잔혹하였다. 그 처벌들 중에는 사형, 지체의 절단(귀, 코, 입술 잘라 내기 혹은 거세 따위), 기둥에 못 박아 매달기, 매장받지 못하게 하기, 매로 때리기, 일정한 무게의 납을 지불하게 하기, 왕을 위한 부역(강제 노역) 등이 있었다. 아시리아의 법 아래서 살인범은 살해된 사람의 가장 가까운 친족에게 넘겨졌으며, 그 사람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살인범을 죽일 수도 있고 그의 재산을 취할 수도 있었다. 이 경우, 거의 통제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스라엘과는 달리 도피 도시 마련도 없었으므로 피의 복수를 부를 수 있었다. 간음에 대한 처벌은 남편에게 맡겨져 있었다. 남편은 아내를 죽일 수도 있고, 아내의 지체를 절단할 수도 있고,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처벌할 수도 있고, 자유로이 가게 할 수도 있었다. 또한 아내에게 했던 대로, 간음한 남자에게도 똑같이 해 줄 것이 요구되었다. 많은 전쟁 포로들은 산 채로 가죽을 벗기거나 눈을 멀게 하거나 혀를 뽑았다. 그들은 기둥에 못 박히고 불에 태워지는 등의 방법으로 죽임을 당하였다.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그렇게 불리기는 하지만, 오늘날 법학자들이 정의하는 바에 부합되는 법전은 아님)은 이전에 제정된 법률에 토대를 둔 것이라는 설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그것은 점토판에 기록된 판결 수집물 혹은 “사례집”이었는데, 후대에 들어 바빌론의 마르두크 신전에 있는 비석에 (아마도 다른 문체로) 사본으로 새겨졌다. 다른 도시들에도 사본들이 비치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 비석은 후에 한 정복자에 의해 수사로 옮겨졌다가 1902년에 그곳에서 발견되었다.

함무라비 법전은 모세의 율법의 “원형”이었는가?

모세의 율법과는 달리, 함무라비 법전은 원칙들을 확립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목적은 재판관들에게 판례를 알려 주거나 이전 판결들을 변경하여 앞으로의 소송 사건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를 보여 줌으로써 재판관들이 특정 사건들을 판결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법전은 살인에 대한 형벌을 명시하지 않는데, 이미 살인에 대한 공인된 처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시 그 밖의 일반적인 범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함무라비는 법의 전체 범위를 다루려고 하지 않았다. 그 “법전”의 각 법규는 ‘사람이 이러저러한 일을 하면’이라는 일정한 문구로 시작된다. 그것은 원칙들을 명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경우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단순한 일정 사실들에 부합되게 하려면 무슨 판결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려 줄 뿐이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던 법률에 주로 근거한 것으로서, 단순히 당시의 바빌로니아 문명 사회에서 발생하는 어려운 특정 상황들에 부합되도록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일 뿐이다.

함무라비 법전은 결코 모세의 율법의 원형이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함무라비 법전에는 “동정” 처벌이 있었다. 그 법규 가운데 하나는 다음과 같다. “[건축자]가 [집에 결함이 있어서 집이 무너지는 바람에] 집주인의 아들을 죽게 하면, 그 건축자의 아들을 죽일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주신 율법은 다음과 같이 언명하였다. “자식 때문에 아버지가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되며, 아버지 때문에 자식이 죽임을 당해서도 안 [된다].” (신명 24:16) 귀중품을 훔친 죄에 대한 형벌은 일반적으로, 모세의 율법의 경우와는 달리, 배상이 아니라 죽음이었다. 일부 절도죄의 경우에는 30배까지 배상할 것이 요구되었다. 지불할 수 없는 사람은 죽임을 당하게 되어 있었다. 느부갓네살(네부카드네자르)은 사지를 절단하는 형을 내리는가 하면, 불에 의한 처벌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례로 그는 극렬히 타는 가마 속에 세 명의 젊은 히브리인 남자를 산 채로 던져 넣기도 하였다.—단 2:5; 3:19, 21, 29; 렘 29:22.

페르시아 메디아 사람 다리우스 통치 중에, 다니엘은 사자 굴에 던져지는 형을 선고받았는데, 그를 거짓 고발한 자들이 보응을 받아 그들과 그들의 아들들과 아내들이 이 방법으로 죽임을 당하였다. (단 6:24) 후에 페르시아의 왕 아닥사스다(아르타크세르크세스)는 에스라에게, 누구든지 에스라의 하느님의 율법이나 왕의 법을 행하지 않는 자에게는 “사형이든 추방형이든 벌금이든 투옥이든” 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고 지시하였다. (라 7:26) 아하수에로는 높이가 50큐빗(22미터)이나 되는 기둥을 사용하여 하만을 매달았다. 아하수에로는 또한 자신의 생명을 노리고 모반을 꾀한 두 명의 문지기를 기둥에 매달았다.—더 7:9, 10; 2:21-23.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가 제정한 법률이 실려 있는 얼마의 판들이 발견되었다. 그 판들에는 무기를 써서 다른 사람을 공격하여 상처를 입히거나 살해한 사람에게는 5회에서 200회까지 채찍으로 때리도록 처벌이 규정되어 있었다. 기둥에 못 박아 매다는 처벌도 때때로 집행되었다. 페르시아의 법률에 관해 기술한 그리스 저술가들에 따르면, 국가나 왕, 왕의 가족이나 재산에 대한 범죄 행위는 대개 사형에 해당되었다. 이러한 처벌들은 종종 소름 끼치는 것들이었다. 일반적인 범죄와 관련된 정보는 별로 없는 편이지만, 손이나 발을 절단하거나 눈을 멀게 하는 것이 흔히 사용된 처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다른 나라들 이스라엘을 제외한, 약속의 땅과 그 주변에 있던 다른 나라들은 투옥과 결박, 지체의 절단, 눈을 멀게 하기, 전쟁 포로들을 칼로 죽이기, 임신한 여자들의 배를 가르기,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벽이나 돌에 메어쳐 죽이기 따위의 방법을 사용하였다.—판 1:7; 16:21; 삼첫 11:1, 2; 왕둘 8:12.

로마 칼로 처형하는 것—여기에는 목을 베는 것이 포함됨—외에도(마 14:10), 더 흔히 사용되던 처벌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다. 매질, 때때로 뼈나 무거운 금속 조각이 마디처럼 달려 있거나 끝에 갈고리가 달려 있는 채찍으로 때리기, 기둥에 매달기, 높은 바위 위에서 떨어뜨리기, 익사시키기, 투기장에서 야수들의 먹이가 되게 하기, 강제적으로 검투사 시합에 참가시키기, 화형. 죄수들은 흔히 차꼬에 채워지거나(행 16:24) 쇠사슬로 경비병과 묶여져 있었다. (행 12:6; 28:20) ‘발레리우스 법’(렉스 발레리아)과 ‘포르키우스 법’(렉스 포르키아)은—렉스 발레리아는 로마 시민이 민중에게 상소한 경우에, 렉스 포르키아는 그러한 상소를 하지 않은 경우에도—로마 시민들을 채찍질 형에서 면제되게 해 주었다.

그리스 그리스인들의 처벌은 많은 경우에 로마인들이 내리던 처벌과 같았다. 범죄자들에게는 절벽에서 떨어뜨리거나 깊은 지하 동굴에 떨어뜨리기, 매질해서 죽이기, 익사시키기, 독살, 칼로 죽이기 등의 형이 집행되었다.

좀 더 자세한 점을 알고자 한다면, 범죄 및 처벌과 관련된 각각의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