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다

이튿날인 니산월 9일 일요일,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베다니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하십니다. 올리브 산에 있는 벳바게에 이를 무렵 두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저기 보이는 마을로 들어가십시오. 그러면 매여 있는 나귀 한 마리와 그 곁에 있는 어린 나귀가 곧 눈에 띌 것입니다. 그것들을 풀어 내게로 끌고 오십시오. 누가 뭐라고 하거든 ‘주께서 필요로 하십니다’라고 말하십시오. 그러면 그가 즉시 그것들을 내줄 것입니다.”—마태복음 21:2, 3.

제자들은 예수께서 지시하신 말씀이 성경 예언과 관련 있는 줄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스가랴의 예언을 성취시키는 말씀임을 나중에 깨닫게 됩니다. 스가랴의 예언을 보면, 하느님이 약속하신 왕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갈 때 “겸손하여 나귀를 타니 어린 나귀를, 암나귀의 새끼를 탄다”고 되어 있습니다.—스가랴 9:9.

제자들이 벳바게에 와서 어린 수나귀와 그 어미를 끌어가려고 하자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이 “뭘 하는 겁니까? 왜 그 어린 나귀를 풉니까?” 하고 묻습니다. (마가복음 11:5) 제자들이 주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하자, 그 사람들은 나귀를 예수께 끌고 가게 합니다. 제자들이 겉옷을 어미 나귀와 어린 나귀 위에 얹습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어린 나귀를 타십니다.

예수께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가실 때 무리의 수가 늘어납니다. 많은 사람이 자기들의 옷을 길에 펼쳐 놓습니다. 그런가 하면 나무에서 가지들을 자르거나, “들에서 잎이 많은 나뭇가지”를 잘라다가 길에 깔아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이 외칩니다. “부디, 구원해 주십시오! 여호와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는 축복받으신 분! 다가오는 우리 조상 다윗의 왕국은 축복받은 왕국!” (마가복음 11:8-10) 이렇게 외치는 말을 듣고 무리 중에 있는 바리새인들은 속이 뒤틀린 나머지, “선생님, 선생님의 제자들을 꾸짖으십시오” 하고 예수께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당신들에게 말하는데, 이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외칠 것입니다.”—누가복음 19:39, 40.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을 보고 울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네가, 바로 네가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분별했더라면—그러나 그것이 지금 네 눈에 숨겨져 있구나.” 예루살렘은 고의로 순종하지 않은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예언하십니다. “너의 적들이 뾰족한 말뚝으로 너를 둘러 벽을 세우고 너를 에워싸며 사방에서 포위할 것이다. 그들은 너와 네 안에 있는 자녀를 땅에 내던질 것이며, 너에게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누가복음 19:42-44) 예수의 말씀대로 예루살렘은 기원 70년에 멸망됩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자 “온 도시가 ‘이 사람이 누구냐?’ 하며 술렁”거립니다. “이분은 갈릴리 나사렛에서 오신 예언자 예수이십니다!” 하고 무리가 거듭 말합니다. (마태복음 21:10, 11) 무리 중에 예수께서 나사로를 부활시키시는 것을 본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그 기적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바리새인들은 이제는 정말 다 틀렸다고 한탄하며 “온 세상이 그를 따라갔소” 하고 서로 말합니다.—요한복음 12:18, 19.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오면 늘 하시던 대로 성전에 가서 가르치십니다. 그곳에서 눈먼 사람과 저는 사람을 고쳐 주십니다. 수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예수께서 하시는 일을 보고 또 소년들이 성전에서 “부디, ‘다윗의 아들’을 구원해 주십시오!”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화가 납니다. 그래서 그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께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소?” 하고 묻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십니다. “‘어린아이들과 아기들의 입에서 찬양이 나오게 하셨습니다’라는 말씀을 여러분은 읽어 본 적이 없습니까?”—마태복음 21:15, 16.

예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 주위를 둘러보십니다. 그런데 늦은 시간이라 사도들과 함께 떠나십니다. 니산월 10일이 되기 전에 베다니로 다시 가서 일요일 밤을 보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