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

족장 사회에서 가족의 우두머리인 노아는 방주에서 나오자 여호와께 “평온하게 하는”(진정시키는, 가라앉히는) 감사 희생을 바쳤다. 그러자 여호와께서는 노아와 그의 자손과 더불어 “무지개” 계약을 맺으셨다. (창 8:18-22; 9:8-16) 후에 충실한 족장들이 여호와께 제물을 바친 기록도 읽어 볼 수 있다. (창 31:54; 46:1) 욥은 가족의 우두머리로서 가족의 제사장 역할을 하여 가족을 위해 하느님께 번제물을 바쳤다. (욥 1:5) 고대의 희생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하고 의미심장한 경우는 여호와의 지시대로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려 한 일이었다. 여호와께서는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을 관찰하시고는 이삭 대신 바칠 숫양을 친절하게 마련해 주셨다. 아브라함의 이 행동은 여호와께서 자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제공하실 일을 예표하였다.—창 22:1-14; 히 11:17-19.

율법 아래서 율법 계약에서 규정한 희생 제물은 모두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희생 혹은 그 희생으로부터 나오는 유익을 미리 지적한 것이었다. (히 8:3-5; 9:9; 10:5-10) 예수 그리스도가 완전한 인간이셨듯이, 동물 희생도 모두 성하고 흠 없는 것이어야 하였다. (레 1:3, 10; 3:1) 이스라엘 사람과, 여호와를 숭배하는 외국인 거주자 모두 여러 가지 제물을 바치는 일에 참여할 수 있었다.—민 15:26, 29.

번제물 번제물은 제물 전체를 하느님께 바치는 것으로서, 숭배자가 희생 동물을 조금도 갖지 않았다. (판 11:30, 31, 39, 40 비교) 번제물은, 때때로 함께 바치기도 하는 속죄 제물을 여호와께서 받아 주시기를, 받으셨다는 표시를 해 주시기를 호소하는 것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번제물”로서 자신을 전부, 온전히 바치셨다.

번제물을 바치는 때와 그 특징:

(1) 정기적으로 바치는 때: 매일 아침과 저녁(출 29:38-42; 레 6:8-13; 민 28:3-8), 매 안식일(민 28:9, 10), 달의 첫날(민 10:10), 유월절과 칠 일간의 무교절 축제(레 23:6-8; 민 28:16-19, 24), 속죄일(레 16:3, 5, 29, 30; 민 29:7-11), 오순절(레 23:16-18; 민 28:26-31), 초막절 축제 중 날마다.—민 29:12-39.

(2) 다른 때: 제사직을 성별할 때(레 8:18-21. 임직식 참조), 레위 사람들의 임직식 때(민 8:6, 11, 12), 계약을 맺는 일과 관련하여(출 24:5. 계약 참조), 친교 제물이나 특정한 죄과 제물 및 속죄 제물과 더불어(레 5:6, 7, 10; 16:3, 5), 서원을 이행할 때(민 15:3, 8), 정결케 하는 일과 관련하여(레 12:6-8; 14:2, 30, 31; 15:13-15, 30).

(3) 바쳐진 동물과 절차: 수소, 숫양, 숫염소, 산비둘기, 어린 집비둘기. (레 1:3, 5, 10, 14) 짐승을 바칠 경우, 바치는 사람은 (그 제물이 자신의 제물임을, 자신을 위한 것임을 인정하여) 그 짐승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레 1:4) 짐승을 잡으면 피는 번제 제단 위에 둘러 뿌렸고(레 1:5, 11), 가죽은 벗기고 각을 떴으며, 창자(찌꺼기는 어느 것도 제단에서 태우지 않았음)와 정강이는 씻었고 머리와 다른 부위는 모두 제단 위에 놓았다(가죽은 담당한 제사장이 받았음; 레 7:8). (레 1:6-9, 12, 13) 번제물이 새라면 모이주머니와 깃털은 제거하고 머리와 몸을 제단에서 태웠다. (레 1:14-17)

친교 제물(혹은 평화 제물) 여호와께 받아들여질 만한 친교 제물은 그분과의 평화를 의미하였다. 숭배자와 집안 식구가 (장막의 뜰에서) 함께 먹었다(전통에 따르면 뜰 둘레에 친 포장의 안쪽을 빙 둘러서 초막들을 세웠다고 하며, 성전에는 식당이 마련되어 있었음). 담당한 제사장이 한몫을 받았고, 직무 중인 제사장들도 한몫을 받았다. 여호와께서는 사실상 기름이 탈 때 나는 기분 좋은 연기를 받으셨다. 생명을 대표하는 피는 하느님 것으로 그분에게 바쳤다. 따라서 제사장과 숭배자와 여호와 모두가 함께 식사하는 것과도 같았으며, 이것은 평화로운 관계를 의미하였다. (율법에서 언급한 어떤 부정이든) 부정한 상태에서 먹거나 정해진 시간이 지난 뒤에까지 남겨진 (더운 기후에서 부패하기 시작하였을) 고기를 먹는 사람은 백성에게서 끊어져야 하였다. 그런 사람은 식사를 더럽힌 것, 또는 신성하지 않게 한 것이었다. 부정한 상태에서 먹음으로 혹은 여호와 하느님 앞에서 더러운 것을 먹음으로 신성한 것에 대한 불경을 나타냈기 때문이다.—레 7:16-21; 19:5-8.

주의 만찬(기념식 혹은 최후의 만찬)도 친교 식사이다. (고첫 10:16) “[예수의] 피에 의한 새 계약” 안에 있는 자들은 예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표상물을 취하여 믿음 안에서 함께 나눈다. 그들은 그 마련의 창시자인 여호와와도 함께 나눈다. 그들은 여호와의 승인을 구하는 것이며 서로 간에 평화로울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여호와와도 평화롭다. 친교 식사에 참여하는 자들에게 깨끗함이 요구된 것과 일치하게 그리스도인은 기념식 식사 전에 자신을 검사해 보아야 한다고 바울은 주의를 준다. 이 행사를 혹은 표상물인 포도주와 누룩이 들지 않은 빵을 가볍게 취급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은 신성한 것을 모독하는 행위로서 불리한 심판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고첫 11:25, 27-29. 주의 만찬 참조.

감사 제물은 하느님이 베푸신 공급품과 사랑의 친절에 대해 그분을 찬양하는 친교 제물이었는데, 그것을 바칠 때는 고기와, 누룩이 든 빵과 들지 않은 빵 두 가지를 다 먹었다. 따라서 숭배자는 “일용할 양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하여 그 일을 기념하였다. (하지만 누룩이 든 빵을 제단 위에 놓고 하느님께 바치는 경우는 결코 없었다.) 그리고 이처럼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표현할 때는, 고기를 그날로 먹어야지 다음 날까지 먹어서는 안 되었다. (다른 친교 제물의 경우에는 고기를 둘째 날에도 먹을 수 있었다.) (레 7:11-15)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추종자들에게 가르치신 기도 즉 “오늘 우리에게 이 날을 위한 빵을 주십시오”라는 기도를 생각나게 한다.—마 6:11.

친교 제물을 바치는 때와 그 특징:

(1) 때: 계약을 맺을 때(출 24:5). 축제 철과 달의 시작을 기념할 때(민 10:10; 출 12:2-14; 레 23:15-19; 민 29:39) 및 그 밖의 경우.

(2) 목적: 하느님의 승인을 얻기 위하여. 불행이 닥쳤을 때 하느님께 간청하거나 간구하기 위하여. (레 19:5; 판 20:26; 21:4; 삼첫 13:9; 삼둘 24:25)

(3) 사용된 동물과 절차: 소, 양, 염소의 수컷이나 암컷(새는 희생의 식사로 여기기에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어 사용하지 않았음). (레 3:1, 6, 12) 제물을 바치는 사람이 동물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동물을 잡았다. 제사장은 그 피를 번제 제단 위에 둘러 뿌렸다(레 3:2, 8, 13). 기름(양의 기름진 꼬리 포함)은 번제 제단 위에 놓았다(레 3:3-5, 9). 가슴은 제사장들에게 주고, 오른쪽 다리는 담당한 제사장에게 주었다(출 29:26, 28; 레 7:28-36).

(4) 종류: 감사나 찬양. 서원(민 6:13, 14, 17 참조). 자원.

속죄 제물 이것은 모두 고의가 아닌 죄, 불완전한 육체의 약함 때문에 지은 죄를 위한 것이지, “손을 치켜들고” 즉 공개적으로, 교만하게, 의도적으로 지은 죄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민 15:30, 31, 각주) 죄를 지어 속죄를 받아야 할 사람(들)의 지위와 상황에 따라 수소에서 비둘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동물 희생을 사용하였다. 레위기 4장에서 다루는 죄에 연루된 사람들은 “여호와께서 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들 중 하나”를 행한 자이므로 죄과가 있게 된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레 4:2, 13, 22, 27) 속죄일의 속죄 제물에 대하여는 속죄일을 참조하기 바란다.

속죄 제물을 바쳐야 하는 때와 그 특징:

(1) 대제사장이 죄를 지어 백성에게 죄과를 가져왔을 때(레 4:3). 대제사장은 수소를 끌고 와서 수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수소를 잡았다. 그 피를 성소에 가지고 들어가서 휘장 앞에 뿌렸다. 얼마의 피는 분향 제단의 뿔에 발랐고, 나머지는 번제 제단의 기부에 쏟았다. 기름은 (친교 제물에서처럼) 번제 제단에서 태웠으며(레 4:4-10), 시체는 (가죽을 포함하여) 제단의 재를 두는 곳인 도시 밖의 깨끗한 곳에서 태웠다. (레 4:11, 12)

(2) 총회가 죄를 지었을 때(총회가 어떤 죄를 지었으나 나중에 가서야 지도자들이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우)(레 4:13). 회중은 수소를 끌고 왔다. 연로자들이 수소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수소를 잡았다. 나머지 절차는 대제사장의 죄를 다루는 절차와 같았다. (레 4:14-21)

대제사장이 여호와 앞에서 국가 전체의 대표자로서의 공적인 위치와 신분에서 지은 죄는 총회에 죄과를 가져왔다. 이것은 판결할 때, 율법을 적용할 때,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처리할 때 실수한 것과 같은 잘못이었을 것이다. 이런 잘못에 대해 그리고 총회의 죄에 대해 가장 값진 희생물인 수소를 바쳐야 하였다.—레 4:3, 13-15.

개인이 바치는 속죄 제물은 피를 제단 이외의 곳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하지만 대제사장이나 총회가 죄를 지었을 때는 신성한 곳의 첫 번째 칸인 성소에도 피를 가져가서 휘장 앞에 뿌렸다. 이 휘장 너머에는 여호와께서 ‘거하심’을 상징하는 기적의 빛이 지성소에 있는 계약의 궤 위에 있었다. (속죄일에 정기적으로 바치는 속죄 제물의 경우에만 두 번째 칸인 지성소에 피를 가지고 들어갔다. 레 16장) 피를 성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간 제물은 어떤 제사장이든 조금도 먹을 수 없었다.—레 6:30.

(3) 수장의 죄. 나머지 절차는 비슷하나, 숫염소를 사용한 것과 피를 성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지 않은 점이 달랐다. 피를 번제 제단의 뿔들에 발랐다. 나머지는 제단의 기부에 쏟았다. 기름은 제단에서 살라 연기를 올렸다. (레 4:22-26) 제사장들은 여느 속죄 제물의 경우처럼 먹을 몫을 받았을 것이다. (레 6:24-26, 29) 고기를 삶은 그릇은 문질러 닦아서(옹기그릇이면 깨뜨려서) “지극히 거룩한 것”을 조금이라도 더럽히는 일이 없게 해야 하였다. 희생 제물이 조금이라도 그 그릇에 붙어 있는데 나중에 그 그릇을 일상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면 그처럼 더럽히는 것이 될 것이다. (레 6:27, 28)

(4) 이스라엘 사람 개인의 죄. 암염소 새끼나 어린 암양을 사용하였다. 절차는 수장의 죄의 경우와 같았다. (레 4:27-35)

다음의 경우의 죄는 앞서 언급한 것과 다른 죄인데, 관련자들이 잘못하여 “[하느님의] 모든 계명을 행하지 못하였”다는 면에서, 그래서 부작위 죄를 범했다는 면에서 다르다.—민 15:22.

(5) 총회를 위하여는 염소 새끼를 사용하였고(민 15:22-26), 개인을 위하여는 일 년 된 암염소를 사용하였다. (민 15:27-29)

제사장이 속죄 제물의 일부를 먹게 되어 있는 경우, 제사장은 그것을 먹을 때 자신의 거룩한 직무에 의지해서 ‘여호와 앞에서 그 속죄 제물을 바치는 사람들을 위하여 속죄하려고’ 그들의 “잘못에 대해 대답”하는 것으로 여겨진 것으로 보인다.—레 10:16-18; 9:3, 15.

죄과 제물 죄과 제물(“속건제”, 「개역」) 역시 죄 때문에 바치는 제물이었다. 어떤 부류의 죄과든 죄가 관련되기 때문이다. 죄과 제물은 사람이 죄과를 지게 된 특별한 죄에 대한 것으로서, 어떤 권리를 충족시키거나 회복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면에서 여느 속죄 제물과는 약간 달랐다. 여호와의 권리나 그분의 거룩한 나라의 권리가 침해된 것이다. 죄과 제물은 침해된 권리에 대해 여호와를 만족시켜 드리는 것 혹은 회개한 죄인에게 계약상의 특정한 권리를 회복시켜 주거나 되찾아 주고 죄에 대한 형벌에서 구제받게 해 주는 것이었다.—사 53:10 비교.

레위기 5:1-6, 17-19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개인이 부지중에, 생각 없이, 무심코 죄를 범했다가 그 문제에 주의가 기울여졌을 때 문제를 바로잡고 싶어 한 경우이다. 한편 레위기 6:1-7에서 다루는 죄는 부지중에 혹은 무심코 범한 죄가 아니라 육체의 약함과 욕망 때문에 범한 죄였지만 하느님께 반역하여 의도적으로 제멋대로 일부러 범한 죄는 아니었다. 그것은 양심에 가책을 받게 되어 자발적으로 회개하고 죄를 고백하고 회복된 후에 자비와 용서를 구하는 사람의 경우였다.—마 5:23, 24.

이런 법을 통해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사실은 율법이 고의적이고 회개하지 않는 죄인을 엄하게 다루면서도 동기와 상황과 태도를 참작해 주므로 율법 아래서 자비가 베풀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리스도인 회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레 6:1-7; 출 21:29-31; 민 35:22-25; 고둘 2:5-11; 7:8-12; 디첫 1:2-16 비교) 하지만 이런 잘못 중 어느 것도 처벌 없이 지나갈 수는 없었음에 유의해야 한다. 피해자에게 배상해 주어야 하였으며, 여호와께 죄과 제물을 바쳐야 하였다. 죄과 제물은 속죄 제물과 다른 점도 약간 있었으나 속죄 제물과 같은 방식으로 다루었으며, 제사장들이 먹을 몫을 받았다.—레 7:1, 5-7.

죄과 제물을 바쳐야 하는 때와 그 특징:

(1) 어떤 사건의 증인이 공개적인 소청을 들은 후에도 증언하거나 보고하지 않았을 때. 부지중에 시체나 부정한 사람에 의해 부정해졌을 때. 성급하게 혹은 생각 없이 무엇을 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였을 때. (레 5:1-4) 그런 사람은 자신이 어떻게 죄를 지었는지를 고백해야 하였다. (레 5:5) 죄과 제물은 살림 형편에 따라 달랐다. (레 5:6-10) 곡식으로 죄과 제물을 바친다면 기름이나 유향을 넣을 수 없었다. 이 제물은 일종의 속죄 제물이고 요구된 곡식 제물이지 자원 제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원 곡식 제물은 하느님 앞에서 좋은 신분을 지닌 사람이 바치는 기쁜 제물이었다. (레 5:11-13)

(2) 여호와의 거룩한 것에 대해 고의성 없이 죄를 지었을 때(예를 들어, 신성한 곳에 바치려고 십일조로 떼어 둔 곡식을 부지중에 꺼내다가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사용하였을 때[일상용으로 써서 신성한 것을 욕되게 하였을 때]). (레 5:15ㄱ. 레 22:14-16 비교) 오분의 일을 더하여 신성한 곳에 배상해야 하였다. (레 5:16) 죄과 제물로 숫양을 바쳤다. (레 5:15)

(3) 여호와께서 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을 부지중에(아마도 과실 때문에) 행하였을 때. “산정 가치에 따라” 숫양을 바쳐야 하였다. (레 5:17-19)

(4) 자신에게 맡겨진 귀중품을 취하거나 강도질하거나 속여 빼앗거나 주운 물건을 차지하고서 그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여 동료를 속였을 때. (레 6:2, 3. 출 22:7-13 비교. 신 5:20에 나오는,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언을 한 일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음을 주목해야 한다.) 먼저 잘못을 고백해야 한다. 그런 다음 피해자에게 전부 배상하고 오분의 일을 더 주어야 한다. (레 6:4, 5; 민 5:6, 7) 피해자가 죽었을 경우 가장 가까운 남자 친족이 그 배상을 받았다. 가까운 친족이 없다면 제사장이 그것을 받았다. (민 5:8) 그런 다음 죄과 제물로 숫양을 바쳐야 하였다.

곡식 제물 곡식 제물(“소제”, 「개역」)은 친교 제물, 번제물, 속죄 제물과 더불어 바쳤으며 첫 열매로 바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곡식 제물을 별도로 바친 때도 있었다. (출 29:40-42; 레 23:10-13, 15-18; 민 15:8, 9, 22-24; 28:9, 10, 20, 26-28; 29장) 이는 하느님이 풍성하게 축복하시고 번영하게 해 주신 데 대한 인식으로 바치는 제물이었다. 이 제물에는 종종 기름과 유향이 따랐다. 곡식 제물은 고운 가루나 볶은 곡식의 형태로 혹은 굽거나 굽는 판에서 요리하거나 튀김 솥에서 튀겨 낸 고리형 빵이나 전병의 형태로 바칠 수 있었다. 곡식 제물 중 일부는 번제 제단에 놓았고 일부는 제사장이 먹었으며 친교 제물의 경우 숭배자도 일부를 먹었다. (레 6:14-23; 7:11-13; 민 18:8-11) 제단에 바치는 어떤 곡식 제물에든 발효를 일으킬 수 있는 누룩이나 “꿀”(무화과 시럽이나 과일즙을 가리키는 표현이었을 것임)을 넣을 수 없었다.—레 2:1-16.

음료 제물 음료 제물(“전제”, 「개역」)은 대부분의 다른 제물과 더불어 바쳤다. 특히 이스라엘 사람들이 약속의 땅에 정착한 뒤에는 그러하였다. (민 15:2, 5, 8-10) 이 제물은 포도주(“독주”)로 되어 있었으며 제단 위에 부었다. (민 28:7, 14. 출 30:9; 민 15:10 비교) 사도 바울은 빌립보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여러분이 믿음으로 바친 희생과 공적 봉사 위에 내가 음료 제물처럼 부어지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즐거워”한다고 편지하였다. 여기서 바울은 음료 제물을 예로 사용하여 동료 그리스도인을 위해 자신을 바치려는 자진성을 표현하였다. (빌 2:17) 바울은 죽기 조금 전에 디모데에게 이렇게 편지하였다. “나는 이미 음료 제물처럼 부어지고 있으며, 나의 놓임을 위해 정해진 때가 임박하였습니다.”—디둘 4:6.

흔들 제물 흔들 제물(“요제”, 「개역」)을 바칠 때 제사장은 희생 제물을 바치려고 들고 있는 숭배자의 양손 밑에 자신의 양손을 대고 그 제물을 이리저리 흔들었던 것 같다. 혹은 바치는 제물을 제사장 자신이 흔들었다. (레 23:11ㄱ) 율법 계약의 중개자인 모세가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제사직으로 성별할 때 그들을 위해 바로 그렇게 하였다. (레 8:28, 29) 이 행동은 희생 제물을 여호와께 바치는 것을 상징하였다. 특정한 흔들 제물은 제사장의 몫으로 주어졌다.—출 29:27.

니산월 16일에 바치는 보리 수확의 첫 열매인 곡식 단(혹은 한 오멜)은 대제사장이 담당하여 행한 흔들 제물이었다. 기원 33년 바로 그날에 “죽어 잠든 사람들의 첫 열매”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되셨다. (고첫 15:20; 레 23:11ㄴ; 요 20:1) 오순절 날에는 밀의 첫 열매에 누룩을 넣어 만든 빵 두 개를 흔들었다. (레 23:15-17) 바로 이날 하늘에서 예수는 대제사장으로서 자신의 영적 형제들인 그리스도인 회중의 첫 성원들 즉 죄 많은 인류 가운데서 택함을 받아 성령이 부어지면서 기름부음받은 성원들을 여호와께 바칠 수 있었다.—행 2:1-4, 32, 33. 야 1:18 비교.

신성한 몫(들린 제물) 히브리어 테루마는 “신성한 몫”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제사장에게 속한 몫으로서 희생 제물에서 들어 올린 부분 즉 들린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출 29:27, 28; 레 7:14, 32; 10:14, 15) 이 단어는 흔히 “헌물”로도 번역되는데, 이것은 신성한 곳에 바쳐진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헌물은 제단 위에 바쳐진 것을 제외하고는 제사장들의 몫으로 돌려져 제사장들에게도 주어졌다.—민 18:8-13, 19, 24, 26-29; 31:29; 신 12: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