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
(Elisha) [하느님은 구원이시다]
사밧의 아들로서, 기원전 10세기와 9세기에 활동한 여호와의 예언자. 예언자 엘리야의 계승자. 여호와께서는 엘리야에게 아벨-므홀라 출신인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으라고 지시하셨다. 엘리야는 엘리사가 쟁기질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기의 공복(公服)을 그에게 던짐으로 그가 임명을 받았음을 나타냈다. (왕첫 19:16) 엘리사는 겨릿소 열두 쌍 뒤에서 쟁기질을 하고 있었는데 “열두째 겨리는 그가 부리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19세기에 윌리엄 톰슨은 「성지와 성서」(The Land and the Book, 1887년, 144면)에서 아랍인들 사이에서는 여러 사람이 작은 쟁기들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것이 관습이었으며 그 사람들이 하루에 쟁기질한 땅 전체에 한 사람이 쉽게 씨를 뿌릴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그러한 집단의 뒤쪽에 있던 엘리사는 나머지 사람들의 일을 방해하지 않고서도 중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한 겨리의 수소를 희생으로 바치고 그 장비를 연료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그의 신속성, 결단성, 여호와의 부름에 대한 인식을 잘 대변해 준다. 식사를 마련한 뒤에, 엘리사는 즉시 떠나 엘리야를 따랐다.—왕첫 19:19-21.
엘리사는 아마 육 년 동안 엘리야의 수종으로 섬겼을 것이다. 엘리야는 우두머리 예언자로 봉사했으며, 엘리사는 그와 밀접히 함께 일하여 엘리야가 손을 씻을 때 “엘리야의 손에 물을 붓던” 사람으로 알려졌다.—왕둘 2:3-5; 3:11.
엘리사는 엘리야와 합류했을 때부터 이스라엘에서 여러 왕들 즉 아합, 아하시야, 여호람, 예후의 통치 기간에 그리고 여호아스의 통치 기간에까지 예언자로 활동하였다. 이 시기에 유다는 여호사밧, 여호람, 아하시야, 아달랴, 여호아스가 다스렸으며, 필시 아마샤도 다스렸을 것이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떠난 뒤에 혼자서 약 60년간 봉사의 직무를 수행하였다.—1권, 949면 지도.
엘리사가 예언자로 활동한 것에 대한 열왕기 둘째의 기록은 전체가 연대순으로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5장에는 게하시가 나병에 걸린 내용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일반 사회에서 추방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8장에는 그가 이스라엘의 여호람에게 친근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 나온다. 또한 이스라엘 왕 여호아스의 죽음이 13장에 기록되어 있지만, 그에 이어 그가 엘리사를 마지막으로 만난 기록이 나온다. (왕둘 13:12-21) 기록의 여러 부분에서 엘리사의 활동과 기적들은 그 성격이나 유사성에 따라 분류되는 듯하다. 예를 들면, (1) 예언자들과 개인들의 유익을 위해 한 일들(왕둘 4:1–6:7), 그리고 (2) 그 나라와 왕과 관련 있는 일들로 분류된다.—왕둘 6:8–7:20.
엘리야를 계승하다 엘리사가 엘리야의 계승자로서 활동한 일은 기원전 917년경 또는 그로부터 조금 후에 엘리야가 폭풍 속에서 하늘로 올라갔을 때부터 시작된다. (왕둘 1:17; 2:1, 11, 12) 엘리야가 떠나기 전에, 엘리사는 그에게 “[그의] 영에서 두 몫”, 다시 말해서 맏아들이 받게 되어 있는 두 몫을 요청한다. 엘리야가 자신의 공복을 엘리사에게 던졌을 때 엘리사는 엘리야의 계승자로 공식적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에 맏아들과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 (왕둘 2:9) 그것을 자신이 주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는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자기가 그의 곁에서 데려감을 받는 것을 보면 그의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여호와께서는 그 점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 엘리야가 폭풍 속에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엘리사가 보도록 허락하신다. 엘리야가 떠날 때 그의 공복인 털 망토가 그에게서 떨어진다. 엘리사는 그것을 집어 들어 자기가 엘리야의 계승자임을 나타내게 된다. 요르단 강변에서, 엘리사가 그 공복으로 요르단 강물을 칠 때 여호와께서는 기적으로 강물을 가르심으로 자신이 엘리사와 함께하심을 보여 주신다.—왕둘 2:9-15.
요르단 강을 건넌 엘리사는 예리코에 있는 예언자의 아들들의 집단에게로 돌아온다. 하느님의 예언자들의 모임에서 엘리사가 우두머리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 준 부가적인 일로서, 엘리사는 유산을 일으키던 예리코 도시의 나쁜 수원(水源)을 고친다. 그가 물 근원으로 가서 작은 새 대접의 소금을 그곳에 뿌리자 “그 물이 고침을 받아 오늘에 이르렀[다].”—왕둘 2:19-22.
엘리사는 예리코에서 해발 약 900미터인 베델로 올라가는데, 이전에도 엘리야와 함께 이곳에 있는 예언자의 아들들의 집단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왕둘 2:3) 그곳으로 가는 길에, 한 떼의 비행 소년들이 나와서 엘리사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가진 예언자의 직무에 대해서 심한 불경을 나타낸다. 그들은 “대머리야, 올라가라! 대머리야, 올라가라!” 하고 조롱한다. 그들이 한 말은 엘리사더러 계속 베델로 올라가라는 뜻이거나 그의 선임자가 그랬던 것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이 땅에서 떠나라는 뜻이다. (왕둘 2:11) 이 소년들과 그 부모들에게 여호와의 예언자에 대한 존경심을 가르쳐 주기 위하여, 그는 돌아서서 여호와의 이름으로 그들을 저주한다. 즉시 암곰 두 마리가 숲에서 나와 그 아이들 42명을 갈기갈기 찢는다.—왕둘 2:23, 24.
이스라엘 왕 여호람과 유다 왕 여호사밧과 에돔 왕이 모압 왕 메사(모압 비석이라고 불리게 된 것을 세운 인물)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원정 중에 물 없는 광야에 갇히게 된다. 여호사밧 왕은 하느님의 예언자를 부를 것을 요청한다. 엘리사는 여호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호와의 은혜를 받고 있던 여호사밧을 존중해서, 음악을 들으며 여호와로부터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현악기 연주자를 불러 달라고 한다. (삼첫 10:5, 6 비교) 엘리사는 사람들에게 도랑을 여러 개 파게 한다. 다음 날 아침 그 도랑들에는 물이 가득 차게 된다. 이른 아침에 햇빛이 그 도랑들의 물에 비치자, 모압 사람들의 눈에는 피처럼 보이게 된다. 모압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들이 혼란에 빠져 서로 싸워 살육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전리품을 탈취하려고 급히 다가온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스라엘이 일어나 그들을 패배시킨다. (왕둘 3:4-27) 이 사건은 기원전 917년에서 913년 사이에 일어난다.
이제 엘리사에 관한 기록 가운데 국내에서 행해진 기적들이 연이어 나온다. 이전에 예언자의 아들들 가운데 속했던 한 사람의 미망인이 몹시 궁핍해져 있다. 엘리사는 그 여자의 보잘것없는 기름의 양을 기적으로 늘려 주어 그 여자의 아들들이 빚쟁이에게 종으로 끌려가지 않도록 구해 준다. (왕둘 4:1-7) 이 기적은 사르밧의 과부의 곡식 가루와 기름의 양을 늘려 주었던 엘리야의 두 번째 기적과 비슷하다.—왕첫 17:8-16.
이스르엘 골짜기에 있는 수넴에 사는 한 탁월한 여자는 엘리사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임을 알아보고 그에게 이례적인 후대를 나타내는데, 심지어 엘리사가 그 여자의 집 근처를 자주 지나다니므로 그를 위하여 방 하나를 마련해 주기까지 한다. 엘리사는 그 여자의 친절에 대한 보답으로 그때 그 여자의 남편이 늙었는데도 그 여자에게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약속한다. 그의 약속대로 약 일 년 뒤에 한 아들이 태어나지만, 아직 아이일 때 죽고 만다. 이제 엘리사는 엘리야가 사르밧의 과부의 아들을 일으킨 것과 비슷하게 그 소년을 다시 살려서 그의 첫 번째 부활을 행한다. (왕둘 4:8-37; 왕첫 17:17-24) 그 여자는 하느님의 예언자에게 친절을 나타냈기 때문에 풍부한 상을 받게 된다.—마 10:41 비교.
엘리사는 산지에 있는 베델 북쪽의 길갈로, 그곳에 있는 예언자의 아들들에게로 돌아온다. 기근이 계속되고 있다. 죽을 끓일 때 어떤 사람이 모르고 독이 있는 박을 집어넣는다. 그들은 그 죽을 맛보고서 즉시 “참 하느님의 사람이여, 솥 안에 죽음이 있습니다” 하고 외친다. 기근 중에 음식을 낭비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므로, 엘리사는 곡식 가루 얼마를 가져오라고 한 다음 그것을 솥에 넣어 그 죽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래서 “솥 안에는 해로운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왕둘 4:38-41.
기근의 위기 중에,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이스라엘의 숭배자들 가운데 한 충실한 남은 자가 여호와의 예언자들의 노력을 인식하고 그들에게 식량을 공급한다. 한 사람이 보리 빵 20개와 얼마의 곡식을 가지고 오자, 엘리사는 이 적은 양을 모두에게 주어 먹게 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그 음식을 먹을 “예언자의 아들들”은 100명이나 된다. 음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이 의심을 나타내지만, 모두가 만족하게 먹고도 남는 것이 있게 된다.—왕둘 4:42-44. 막 6:35-44 비교.
나아만을 치료하다 시리아 왕 벤-하닷 2세는 자신의 통치 중에, 나병 환자이지만 매우 존중받는 자신의 군대 대장 나아만을 이스라엘 왕에게 보내며 그의 나병을 고쳐 달라고 한다. 이 용사는 나병 환자이지만 시리아를 구한 사람이다. 시리아에서는 나아만이 나병에 걸린 상태인데도 그러한 높은 직위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라면 그는 그러한 직위에서 해임되었을 것이다. (레 13:46) 벤-하닷 왕이 나아만을 보내게 된 것은, 포로가 되어 나아만의 집에서 일하는 한 이스라엘 소녀가 증거를 했기 때문이다. 이 소녀는 여호와를 신뢰하고 자신의 여주인에게 이스라엘에 있는 여호와의 예언자 엘리사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스라엘 왕은 벤-하닷이 싸움을 걸려고 한다고 확신하고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하느님이란 말이오?” 엘리사는 왕의 고민에 대해 듣고 왕에게 이렇게 말한다. “부디, 그 사람을 내게로 보내어,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알게 하십시오.”—왕둘 5:1-8.
엘리사는 나아만을 보러 나오지도 않고 나아만더러 요르단 강에서 일곱 번 목욕하라는 지시 사항을 자신의 수종을 통하여 전달한다. 이 때문에 나아만은 처음에는 화를 냈지만, 마침내 자신을 낮추어 그 간단한 절차를 밟고 깨끗해진다.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돌아와서 이제부터 이스라엘의 하느님 여호와를 충실히 섬기겠다고 서원한다. 그는 돌아갈 때 이스라엘의 흙을 “노새 두 마리에 실을 만큼” 가지고 간다. 그는 그 위에서 여호와께 희생을 바칠 것이며, 틀림없이 예루살렘 성전 쪽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할 것이다. 그는 시리아 왕의 관리로서 자신의 일을 수행할 텐데, 그 가운데는 왕과 함께 거짓 신 림몬의 집에 가는 일이 포함된다. 왕이 나아만에게 몸을 의지하기 때문에 나아만도 왕과 함께 몸을 굽혀야 하겠지만, 나아만은 더는 림몬을 숭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아만은 종교적 의무가 아니라 왕을 섬기는 자신의 임무만을 수행할 것이다. 나아만은 엘리사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하지만, 엘리사는 거절한다. 그것을 거절하는 것은 그 기적이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여호와의 능력으로 인한 것이라는 원칙과 조화되며, 그는 여호와께서 자신에게 주신 직무를 통하여 이익을 얻지 않을 것이다.—왕둘 5:9-19. 마 10:8 비교.
엘리사의 수종 게하시는 이기적인 이득에 대한 탐욕으로, 나아만을 뒤쫓아 가서 엘리사가 거절했던 선물 가운데 얼마를 요구한다. 그는 그 일을 엘리사에게 숨기려고 거짓말을 한다. 그에 대한 당연한 벌로서, 엘리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아만의 나병이 그대와 그대의 자손에게 붙어서 한정 없는 때까지 이를 것입니다.”—왕둘 5:20-27.
엘리사와 함께 있는 예언자의 아들들이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할 필요가 있게 되었다. 그들은 요르단 강가에서 새 집을 지을 들보감을 자르고 있다. 예언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빌려 온 도끼를 사용하던 중 도끼머리가 빠져서 물속에 떨어진다. 엘리사가, 아마도 예언자들이 비난을 받지 않게 하려고, 도끼머리가 떨어진 곳의 물에 나뭇가지 하나를 던지자, 그 도끼머리가 위로 떠올랐다. 여호와께서는 그렇게 하여 자신의 예언자들을 지원하고 계심을 증명하신다.—왕둘 6:1-7.
이스라엘을 시리아의 손에서 구출하다 이스라엘 왕 여호람 통치 중에, 시리아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계획을 세운다. 엘리사는 시리아 사람들의 모든 움직임을 여호람 왕에게 알려 주어 벤-하닷 2세의 작전을 여러 번 좌절시킨다. 처음에 벤-하닷은 자기 진영에 배신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가 어려움을 겪는 실제 원인을 알게 되자, 그는 엘리사를 잡으려고 군대를 도단으로 보내어 말들과 병거들로 그 도시를 포위하게 한다. (1권, 950면 사진) 엘리사의 수종은 두려움에 빠지지만, 엘리사가 하느님께 그 수종의 눈을 열어 달라고 기도하자, “보라! 산간 지방에 불말들과 불병거들이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러싸고 [있다].” 이제 시리아 군대가 다가올 때, 엘리사는 정반대의 기적을 기도로 청한다. “청컨대, 이 나라 사람들을 쳐서 눈멀게 해 주십시오.” 엘리사는 시리아 사람들에게 “나를 따라오십시오”라고 말하지만, 그들의 손을 잡고 인도해 줄 필요는 없다. 이것을 보면 그들이 신체적으로 눈멀게 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눈멀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자기들이 붙잡으러 온 엘리사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그가 자기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도 알지 못한다.—왕둘 6:8-19.
엘리사를 잡으려고 하던 시리아 사람들을 여호와께서 치신 결과 그들은 어떤 종류의 실명을 경험하게 되었는가?
이러한 형태의 실명에 대하여, 윌리엄 제임스는 자신의 저서 「심리학 원리」(Principles of Psychology, 1981년, 1권, 59면)에서 이렇게 기술한다. “대뇌피질성 장애 가운데 아주 흥미로운 현상은 정신맹(精神盲)이다. 이것은 시각상의 자극을 감지하지 못하는 현상이라기보다는, 그러한 자극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시각적으로 감지한 것과 그것이 의미하는 바 사이의 연상 실패로 해석될 수 있다. 시각 중추와 다른 사고 중추들 사이의 통로가 어떤 방식으론가 차단되어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임에 틀림없다.”
엘리사가 시리아 사람들을 사마리아로 데려온 뒤에 여호와께 그들의 눈을 열어 달라고 기도하자, 시리아 사람들은 자기들이 사마리아 한가운데 여호람 왕 앞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엘리사는 시리아 사람들이 전쟁 포로와 같다고 말하면서, 이스라엘 왕에게 그들을 죽이지 말라고 함으로 여호와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나타내며 복수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엘리사가 그들에게 음식을 먹이라고 왕에게 이르자, 왕은 그들에게 잔치를 베풀어 주고 그들을 고향으로 보내 준다. 그 결과는 이러하다. “시리아 사람들의 약탈대가 다시는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오지 않았다.”—왕둘 6:20-23.
하지만 후에 벤-하닷 2세는 침공을 해 오는데, 약탈대의 산발적인 약탈이 아니라 대거 공격해 와서 사마리아를 포위한다. 그 포위 공격이 매우 혹독하여 한 여자가 자기 아들을 먹는 사건이 적어도 한 건 왕에게 보고된다. 아합의 자손 즉 “살인자의 아들”인 여호람 왕은 엘리사를 죽이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나 이 성급한 맹세를 실행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부관과 함께 그 예언자의 집에 도착한 여호람은 여호와의 도움에 대한 희망을 모두 상실했음을 밝힌다. 엘리사는 다음 날에는 양식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왕에게 확언한다. 왕의 부관이 이 예언을 비웃었기 때문에, 엘리사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보십시오, 당신은 그것을 눈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먹지는 못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시리아 사람들의 진영에 들리게 하신 소리 때문에, 그들은 여러 나라의 연합군으로 이루어진 대군이 진격해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모든 양식을 고스란히 남겨 둔 채 진영을 떠나 도망한다. 왕은 시리아 사람들이 탈주한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부관에게 사마리아 성문을 지키는 일을 맡긴다. 굶주린 이스라엘 사람들의 무리가 시리아 진영을 약탈하려고 서둘러 나갈 때 그곳에서 그 부관은 밟혀 죽는다. 그는 식량을 보기는 해도 먹지는 못한다.—왕둘 6:24–7:20.
하사엘과 예후가 왕으로 지명되다 이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로 주의를 돌리도록 하자. 그곳에는 죽을 때가 가까운 왕 벤-하닷 2세가 누워 있다. 왕의 칙사인 하사엘이 엘리사를 만나서 자기의 주인이 회복될지 묻는다. 여호와의 영이 작용하자, 엘리사는 비통한 광경을 볼 수 있게 되어 슬퍼하게 된다. 즉 하사엘이 벤-하닷의 왕위를 찬탈하고 때가 되면 이스라엘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손상을 가할 것이다. 하지만 물론 그것은 이스라엘의 죄로 인한 여호와의 공정한 처벌이다. 그는 하사엘에게 “당신이 반드시 회복될 것입니다”라는 말을 벤-하닷에게 전하라고 하지만, “여호와께서는 내게 그가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라고 말한다. 하사엘은 이 말 가운데 앞부분은 말로 전하지만 뒷부분은 행동으로 옮겨서, 젖은 침대 덮개로 왕을 덮어 질식시키고 시리아의 왕좌를 차지한다.—왕둘 8:7-15.
엘리야의 일 가운데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서 엘리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데, 그것은 악한 아합의 집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 집행자로 예후를 기름붓는 일이다. (왕둘 9:1-10) 그가 이 일을 수행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엘리야에게 그 명령을 하시고 나서 18년도 더 지난 뒤의 일이다. 엘리사는 열왕기 첫째 19:15-17과 21:21-24에 나오는 예언의 성취를 보게 된다.
예후가 기름부음을 받을 때, 이스라엘에서는 여호람이, 유다에서는 그의 조카 아하시야가 통치하고 있다. 시리아의 하사엘은 그의 통치 중에 이스라엘을 몹시 괴롭히며, 라못-길르앗 전투에서 여호람에게 부상을 입힌다. (왕둘 9:15) 예후는 지체하지 않고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여 악한 아합의 집을 전멸시켜 생존자를 단 한 명도 남기지 않는다. (왕둘 10:11) 그는 먼저 이스르엘에서 회복 중에 있는 이스라엘 왕 여호람의 뒤를 추격한다. 엘리야의 예언의 성취로, 여호람을 도시 밖에서 만나 그를 죽이고 이스르엘 사람 나봇의 밭에 던진다. (왕둘 9:16, 21-26) 예후는 이스르엘에 들어가서 이스라엘 왕 여호람의 어머니이자 유다 왕 아하시야의 외할머니인 악한 이세벨을 죽인다. 예후는 이세벨을 장사 지내려고 하지만,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예언자 엘리야가 예언한 대로 개들이 그 여자의 살을 먹어 버리게 하시어 그 여자를 기념할 무덤이 없게 하신다. (왕둘 9:30-37) 아합의 아들 70명은 목 베임을 당한다. 아합의 외손자인 아하시야도 죽임을 당하며(왕둘 10:1-9; 9:27, 28), 아하시야의 형제 42명도 예후의 심판 집행의 칼에 살육을 당한다.—왕둘 10:12-14; 왕첫 21:17-24.
바알 숭배가 근절되다 예후는 수도 사마리아로 계속 진격하다가 여호나답을 만나게 되는데, 그도 예후가 바알 숭배에 대한 심판을 집행하는 것을 온전히 지지한다. 그 두 사람은 바알 숭배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여 이스라엘에서 완전히 일소하기 위하여 계속 사마리아로 진격한다. 예후는 책략을 써서 모든 바알 숭배자들이 바알의 집에 모이게 한 뒤 그들을 식별시켜 주는 옷을 입힌다. 그 집은 한쪽 끝부터 다른 쪽 끝까지 가득 차게 되고, 그들 가운데 여호와의 숭배자는 아무도 없다. 예후가 명령을 내리자, 그의 부하들은 바알 숭배자를 모두 살육하고 그들의 신성한 기둥들을 무너뜨리고 바알의 집을 헐고 그 지역을 변소로 만든다.—왕둘 10:15-27.
그리하여 엘리사는 엘리야가 시작한 일을 끝마친다. 바알 숭배는 이스라엘에서 근절된다. 엘리사는 엘리야처럼 죽기 전에 폭풍 속에 하늘로 올려져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지는 일은 경험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왕 여호아스 통치 중에, 엘리사는 자연사한다. 그가 임종을 맞이할 때, 이스라엘은 다시 시리아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여호아스 왕은 엘리사에게 가까이 가서 그에게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병거와 마병이여!”라고 말하는데, 아마도 이때 시리아 사람들을 칠 군사적 도움을 요청한 듯하다. 엘리사의 요청대로 여호아스는 자신의 화살들로 땅을 친다. 그러나 여호아스가 진정한 열심이 없이 세 번만 치자, 엘리사는 그 결과로 그가 시리아에게 세 번만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대로 성취된다.—왕둘 13:14-19, 25.
달성한 일 엘리사는 자신에게 임한 하느님의 영의 힘으로 이 시점까지 15회의 기적을 행하였다. 그러나 그는 죽은 뒤에도 여호와에 의해 사용되어 16번째 기적을 행하게 된다. 엘리사는 죽을 때까지 충실했고 하느님의 승인을 받았다. 엘리사가 장사된 뒤에 또 다른 한 사람을 장사 지내려 하는데, 그때 모압 사람들의 약탈대 때문에 장사를 지내던 사람들이 그 사람을 엘리사의 매장지에 던지고 도망했다고 기록은 알려 준다. 그 죽은 사람은 엘리사의 뼈에 닿자 다시 살아나서 자기 발로 일어섰다.—왕둘 13:20, 21.
예수께서는 누가 4:27에서 엘리사를 예언자라고 부르신다. 그리고 히브리 11:35에서는 엘리야와 함께 엘리사에 대해 암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 두 사람 다 부활의 기적을 행했기 때문이다. 엘리야는 이스라엘이 바알 숭배에 빠졌을 때 예언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참 숭배에 대한 열심이 요구되었다. 그는 많은 사람의 마음이 여호와께 돌아오게 하는 큰일을 달성하였다. 엘리사는 엘리야가 떠난 시점에 그 일을 이어받았다. 그의 봉사의 직무 자체는 더 평화로운 성격의 것이었지만, 그는 엘리야가 시작한 일이 틀림없이 철저히 수행되게 했으며 살아서 그 일이 완수되는 것을 보았다. 엘리야가 8회의 기적을 행한 데 비해, 엘리사는 16회의 기적을 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엘리사도 엘리야처럼 여호와의 이름과 참 숭배에 대해 대단한 열심을 나타냈다. 그는 참을성, 사랑, 친절을 나타냈지만 여호와의 이름이 관련될 때는 매우 확고하였다. 그는 악인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을 주저 없이 표현하였다. 그는 히브리 12:1에 언급된 “구름같이 많은 증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