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Moses) [건져 낸[즉 물에서 구원받은]]
“참 하느님의 사람”, 이스라엘 나라의 지도자, 율법 계약의 중개자, 예언자, 재판관, 지휘관, 역사가, 성서 필자. (라 3:2) 모세는 기원전 1593년에 이집트에서 태어났으며, 아므람의 아들, 고핫의 손자, 레위의 증손자이다.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은 고핫의 누이였다. (다만 요게벳 참조) 모세는 자기 형 아론보다 세 살 아래였다. 그들의 누이 미리암은 그들보다 몇 살 위였다.—출 6:16, 18, 20; 2:7.
이집트에서 보낸 생애 초기 ‘하느님 보시기에도 매우 아름다운’ 아이였던 모세는, 히브리인 가운데 새로 태어난 사내아이를 모두 죽이라고 명령하는 파라오의 종족 말살령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다. 모세의 어머니는 그를 석 달 동안 숨겨 두었다가, 파피루스 궤 안에 누인 다음 나일 강가의 갈대 사이에 두었는데, 파라오의 딸이 거기에서 그를 발견하였다. 그의 어머니와 누이의 지혜로운 행동 덕분에, 모세는 파라오의 딸에게 고용된 자기의 친어머니에게서 젖을 먹으며 훈련을 받게 되었고, 파라오의 딸은 후에 그를 양자로 삼았다. 그는 파라오 집안의 일원으로서 “이집트인들의 모든 지혜로 교훈받았”으며, “말과 행동에 힘이 있었”는데, 이것은 틀림없이 정신적인 역량에서도 신체적인 역량에서도 강력했다는 의미일 것이다.—출 2:1-10; 행 7:20-22.
이집트에서 그에게 제공된 혜택을 받은 지위와 기회에도 불구하고, 모세의 마음은 노예살이를 하는 하느님의 백성 쪽에 가 있었다. 사실 그는 그들에게 구출을 가져다주는 일에 하느님에 의해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는 생애 40번째 해에 자기의 히브리인 형제들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관찰하다가, 한 이집트인이 어떤 히브리인을 치는 것을 보았다. 그는 동료 이스라엘인을 지켜 주려고 거들다가 그 이집트인을 죽이게 되어 그를 모래 속에 묻었다. 모세가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 바로 이 시점이었다. “믿음으로, 모세는 성장하였을 때에 파라오의 딸의 아들이라고 불리기를 거절하고, 일시적인 죄의 즐거움을 누리기보다는 오히려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학대받는 쪽을 택하였[다].” 그래서 모세는 강력한 파라오의 집안의 일원으로서 누릴 수 있었던 영예와 물질적인 생활 방식을 포기하였다.—히 11:24, 25.
사실 모세는 자기가 히브리인들을 구원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의 노력을 인식하지 못했으며, 그가 이집트인을 죽였다는 사실이 파라오의 귀에 들어갔을 때 모세는 이집트에서 도망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출 2:11-15; 행 7:23-29.
미디안에서 보낸 사십 년 광야 지역을 가로질러 미디안까지 가는 긴 여행 끝에, 모세는 그곳을 도피처로 삼았다. 그 지방의 한 우물가에서, 불공정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강력한 행동을 취하려는 그의 자진성과 용기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목자들이 이드로의 일곱 딸과 그들의 양 떼를 쫓아냈을 때, 모세는 그 여자들을 구출해 주었으며 그들을 위해 양 떼에게 물을 먹여 주었다. 그 결과 그는 이드로의 집으로 초대되었고 거기에서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로 고용되었으며, 결국 이드로의 딸 중 하나인 십보라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십보라는 그에게 두 아들 게르솜과 엘리에셀을 낳아 주었다.—출 2:16-22; 18:2-4.
장래의 봉사를 위한 훈련 모세의 손을 통해 히브리인들을 구원하는 것이 하느님의 목적이었지만, 하느님의 정해진 때가 아직 오지 않았으며, 모세도 하느님의 백성을 섬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또 40년간 훈련을 받아야 하였다. 그가 하느님의 백성을 인도하기에 적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참을성, 온유, 겸손, 오래 참음, 온화한 성품, 자제, 여호와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는 태도와 같은 특성을 보다 충분히 배양할 필요가 있었다. 그는 자기가 직면하게 될 낙심과 실망과 난관을 견뎌 내기 위해, 그리고 큰 민족이 제기할 수많은 문제들을 사랑의 친절과 평온함과 힘을 가지고 처리하기 위해 훈련을 받고 준비를 갖추어야 하였다. 그는 많은 교육을 받았으며, 파라오 집안의 일원으로서 받은 훈련을 통하여 틀림없이 위엄, 자신감, 침착성을 갖게 되었을 것이며 강한 조직력과 지휘력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안에서 양을 치는 비천한 직업은 그의 앞에 놓인 임무를 수행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한, 훌륭한 특성들을 배양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제공해 주었다. 그와 비슷하게, 다윗은 사무엘에게 기름부음을 받은 뒤에도 혹독한 훈련을 받았으며, 예수 그리스도도 영원한 왕이자 대제사장으로서 완전하게 되시기 위해 시련을 당하고 시험을 받고 검증을 받으셨다. “[그리스도는] 자기가 겪은 고난으로부터 순종을 배우셨습니다. 그리고 완전하게 되신 후에, 자기에게 순종하는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영원한 구원을 책임지게 되셨습니다.”—히 5:8, 9.
구출자로 임명됨 미디안에 체류한 지 40년이 끝나 갈 무렵, 모세는 호렙 산 근처에서 이드로의 양 떼를 치다가 불이 붙어 있는데도 타 없어지지 않는 가시덤불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가 이 대단한 현상을 살펴보려고 가까이 가자, 여호와의 천사가 불꽃 가운데서 말하며 이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속박에서 구출하실 때가 되었음을 밝혀 주고 그분의 기념 이름인 여호와라는 이름으로 가도록 모세에게 임무를 맡겼다. (출 3:1-15)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모세를 자신의 예언자 겸 대리자로 임명하셨으며, 모세는 이제 적절하게도 기름부음받은 자 즉 메시아 또는 히브리 11:26의 표현처럼 “그리스도”라고 불릴 수 있게 되었다. 여호와께서는 천사를 통해, 모세가 이스라엘의 연로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신임장을 주셨다. 그것은 표징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세 가지 기적의 형태로 되어 있었다. 성경에서 기적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 주어진 일에 관해 기록한 곳은 이곳이 처음이다.—출 4:1-9.
모세가 자신감이 없었다고 해서 자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세는 자신감의 부족을 보이며 자기는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제 과거의 모세가 아니었던 것이다. 40년 전에 스스로 나서서 이스라엘의 구출자로 자처했던 때와는 사뭇 달라졌다. 그는 계속 여호와께 이의를 제기하다가 마침내 자기를 이 직무에서 빼 달라고 여호와께 요청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로 노하기는 하셨지만 모세를 배척하지 않으시고 모세의 형 아론을 대변자로 마련해 주셨다. 그리하여 모세가 하느님의 대리자였던 것처럼, 모세는 아론에게 “하느님”처럼 되었고 아론은 모세를 대리하여 말하게 되었다. 뒤이어 이스라엘의 연로자들과 만났을 때와 파라오를 대면했을 때,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지시와 명령을 내리시면 모세가 그것을 아론에게 전달하여 아론이 파라오(모세가 40년 전에 도주했을 때의 파라오의 계승자) 앞에서 실제로 말할 수 있게 했던 것 같다. (출 2:23; 4:10-17) 나중에 여호와께서는 아론을 모세의 “예언자”라고 부르셨는데, 그것은 모세가 하느님의 지시를 받는 하느님의 예언자인 것처럼 아론도 모세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또한 모세는 자신이 “파라오에게 하느님”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것은 파라오에 대한 능력과 권위가 하느님으로부터 그에게 주어져서 이제는 그 이집트 왕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이다.—출 7:1, 2.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꾸짖기는 하셨지만 그가 이스라엘의 구출자라는 그 막중한 임무를 맡기를 주저했다고 해서 그에게 맡기신 일을 취소하지는 않으셨다. 모세는 80세였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다. 사십 년 후에 120세가 되었을 때에도 모세는 여전히 기력이 왕성하고 기민하였다. (신 34:7) 미디안에서 보낸 40년간, 모세는 묵상할 시간을 많이 가졌으며, 자기가 스스로 나서서 히브리인들을 구출하려고 시도했을 때 저지른 실수를 깨닫게 되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모든 공무에서 단절된 채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여서, 갑자기 이 역할이 그에게 제시되었을 때 틀림없이 그는 무척 놀랐을 것이다.
후에 성서는 이렇게 알려 준다. “그 사람 모세는 지면에 있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단연 가장 온유한 사람이었다.” (민 12:3) 그는 온유한 사람이었으므로 자기가 불완전성과 약함을 지닌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이스라엘의 부동의 지도자로 자처하며 나서지 않았다. 그는 파라오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에 대한 예리한 인식을 나타낸 것이다.
이집트의 파라오 앞에서 이제 모세와 아론은 ‘신들의 전쟁’에서 핵심 인물이 되었다. 주술을 행하는 제사장들을 통해—이들의 두 우두머리의 이름은 얀네와 얌브레였던 것 같다. (디둘 3:8)—파라오는 이집트의 모든 신들의 힘을 모아 여호와의 힘에 대항하였다. 아론이 모세의 지시에 따라 파라오 앞에서 행한 첫 번째 기적은 이집트의 신들을 능가하는 여호와의 지고성을 증명하였다. 그런데도 파라오는 더 완고해졌다. (출 7:8-13) 후에 세 번째 재앙이 일어났을 때는, 그 제사장들조차 “이것은 하느님의 손가락입니다!”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종기 재앙에 매우 심하게 타격을 받아 그 재앙이 진행되는 동안 그들 모두가 모세를 대적하러 파라오 앞에 나타날 수도 없었다.—출 8:16-19; 9:10-12.
재앙들이 부드럽게 하는 일도 하고 완고하게 하는 일도 하다 모세와 아론은 열 가지 재앙을 하나하나 공포하였다. 그 재앙들은 그들이 공포한 대로 닥쳐서 모세가 여호와의 대리자로 임명되었음을 증명해 주었다. 이집트에서 여호와의 이름이 선포되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서, 그 이름에 대하여 마음을 부드럽게 한 사람들과 완고하게 한 사람들이 생겼다. 이스라엘인들과 일부 이집트인들은 부드러워졌고, 파라오와 그의 조언자들과 지지자들은 완고해졌다. (출 9:16; 11:10; 12:29-39) 이집트인들은 자기들이 자기들의 신들을 노엽게 했다고 믿은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신들을 심판하고 계신 분이 여호와이심을 알았다. 아홉 가지 재앙이 집행되었을 무렵, 모세 역시 “이집트 땅에서, 파라오의 종들의 눈과 백성의 눈에 매우 큰사람”이 되었다.—출 11:3.
이스라엘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게 변화하였다. 그들은 처음에는 모세의 신임장을 받아들였지만, 파라오의 명령에 따라 노동 조건이 더 가혹해지자 모세에게 불평했는데 그 정도가 심하여 모세가 낙심하여 여호와께 호소할 정도였다. (출 4:29-31; 5:19-23) 가장 높으신 분은 그때, 자신이 이제부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고대했던 일을 성취할 것임을, 다시 말해서 이스라엘을 구출하고 그들을 하나의 큰 나라로 약속의 땅에 정착시켜서 자신의 이름 여호와의 의미를 온전히 계시할 것임을 모세에게 밝혀 주심으로 그를 강하게 해 주셨다. (출 6:1-8) 심지어 그때에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아홉 번째 재앙이 있은 뒤에는 그들이 모세를 밀접히 따르며 협조했기 때문에, 열 번째 재앙이 있은 뒤에는 모세가 그들을 조직해서 “전투 대형”으로 질서 있게 인도해 낼 수 있었다.—출 13:18.
파라오를 대면하기 위해서는 용기와 믿음이 필요하였다 모세와 아론이 자기들 앞에 놓인 임무를 감당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여호와의 힘과 그들 위에 임한 그분의 영의 작용 덕분이었다. 당시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세계 강국의 왕이었던 파라오의 궁정을 머릿속에 그려 보라. 비길 데 없는 화려함 속에, 신으로 간주되었던 오만한 파라오가 그의 조언자들과 사령관들, 경비병들, 노예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뿐 아니라 모세를 반대한 자들 가운데는 주요 인물들로 종교 지도자들, 주술을 행하는 제사장들도 있었다. 이들은 파라오를 제외하고는 그 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인상적으로 나란히 줄지어 서서, 이집트 신들을 지지하는 파라오를 지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세와 아론은 파라오 앞에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갔으며, 파라오의 마음은 그때마다 점점 더 완고해졌는데, 그는 가치 있는 이 히브리인 노예들을 계속 지배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사실 모세와 아론은 여덟 번째 재앙을 공포한 뒤에는 파라오 앞에서 쫓겨났고, 아홉 번째 재앙이 있은 뒤에는 다시는 파라오의 얼굴을 보려고 해서는 안 되며 그랬다가는 죽을 줄 알라는 명령을 들었다.—출 10:11, 28.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둘 때, 모세가 거듭해서 여호와께 보증과 힘을 주실 것을 간청한 이유를 아주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은, 그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것을 정확히 그대로 이행하지 않은 적이 결코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여호와께서 파라오에게 전하라고 하신 말씀에서 결코 한 마디도 빼지 않았다. 그리고 모세의 지도력은 확고하여서 열 번째 재앙이 있었을 때, “모든 이스라엘 자손은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명령하신 대로 행하였다. 그들은 꼭 그대로 행”할 정도였다. (출 12:50) 모세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탁월한 믿음의 모범이 된다. 사도 바울은 그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믿음으로, 그는 이집트를 떠났습니다. 왕의 분노를 두려워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분을 보고 있는 것처럼 계속 확고하게 행하였기 때문입니다.”—히 11:27.
열 번째 재앙이 있기 전에, 모세는 유월절을 제정하는 특권을 받았다. (출 12:1-16) 홍해에서 모세는 또 이스라엘 백성의 불평에 직면해야 했는데, 그들은 덫에 걸려 곧 살육을 당할 입장에 놓인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호와의 위력 있는 손 아래에 있는 진정한 인도자에 걸맞은 믿음을 나타내며, 추격해 오는 이집트 군대를 여호와께서 멸망시키실 것임을 이스라엘에게 보증하였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 그는 여호와를 외쳐 불렀던 것 같은데, 하느님께서 그에게 “너는 왜 나에게 계속 부르짖느냐?”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그러자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그의 지팡이를 들어 올려 그의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서 그것이 갈라지게 하라고 명령하셨다. (출 14:10-18) 그에 뒤이어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넌 일에 관해 사도 바울은 여러 세기 후에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의 조상들은 모두 구름 아래 있었고, 모두 바다 가운데를 지나갔으며, 모두 구름과 바다에 의하여 모세 안으로 침례를 받았습니다.” (고첫 10:1, 2) 여호와께서는 침례를 베푸셨다. 유대인의 조상들은 살의를 품은 추격자들에게서 구출되기 위하여, 자기들의 우두머리인 모세와 연합하고 그가 그들을 인도하여 바다를 통과할 때 그의 인도에 따라야 하였다. 이스라엘 온 회중은 그렇게 해서 사실상 해방자이자 지도자인 모세 안으로 잠긴 셈이었다.
율법 계약의 중개자 이집트에서 탈출한 뒤 셋째 달에, 여호와께서는 자신이 자신의 종 모세 위에 두신 권위와 책임이 크다는 점과, 모세가 하느님과 친밀한 관계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온 이스라엘 앞에서 명백하게 보여 주셨다. 호렙 산 기슭에 모인 온 이스라엘 앞에서, 여호와께서는 모세를 산으로 부르셨으며, 천사를 통해 그와 이야기하셨다. 한 경우에 모세는 예수 그리스도가 오시기 이전의 사람으로서 아마도 가장 외경감을 불러일으키는 경험을 하는 특권을 받았다. 높은 산에서 혼자 있는 그에게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영광의 환상을 보여 주셨다. 자신의 “손바닥”으로 막처럼 모세 위를 가려서 자신의 “등”을 모세가 볼 수 있게 해 주셨는데, 이 “등”이란 하느님의 이 영광의 현시의 잔광을 의미했던 것 같다. 그다음에 그분은 모세에게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하신 말씀이었다.—출 19:1-3; 33:18-23; 34:4-6.
여호와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나를 보고도 살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출 33:20) 그리고 여러 세기 후에, 사도 요한은 이렇게 기록하였다. “어느 때에도 하느님을 본 사람이 없[다].” (요 1:18) 그리스도인 순교자 스데반은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사람[모세]은 시나이 산에서 자기에게 말한 천사와 ··· 함께 광야의 회중 가운데 있었던 사람입니다.” (행 7:38) 따라서 그 산에서 천사가 여호와를 대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호와를 대리했던 천사를 통해 나타난 여호와의 영광도, 모세의 얼굴의 살갗에서 광채가 나게 하여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출 34:29-35; 고둘 3:7, 13.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이스라엘과 맺은 율법 계약의 중개자로 임명하셨는데, 그 위치는 새 계약의 중개자인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어떤 사람도 하느님 앞에서 누려 보지 못한 친밀한 위치였다. 모세는 그 계약의 한쪽 “당사자”인 여호와를 나타내는 계약의 책과 다른 쪽 “당사자”인 이스라엘 백성(틀림없이 백성의 대표자인 연로자들이었을 것임)에게 동물 희생의 피를 뿌렸다. 그가 계약의 책을 백성에게 읽어 주자, 그들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우리가 기꺼이 행하고 순종하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출 24:3-8; 히 9:19) 중개자의 직분을 맡은 모세는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모형대로 장막을 건축하는 일과 그 기구들을 만드는 일을 감독하고, 특별히 배합한 기름을 장막에 그리고 대제사장 아론에게 부어 제사장 직무가 시작되게 하는 특권을 받았다. 그다음에 그는 새로 성별된 제사직에 따른 최초의 공식 봉사를 감독하였다.—출 25-29장; 레 8, 9장.
적합한 중개자 모세는 호렙 산에 여러 번 올라갔는데, 두 번은 40주야 동안 머물러 있었다. (출 24:18; 34:28) 이 두 경우 가운데 첫 번째 40일이 지난 뒤에 그는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쓰신” 돌판 두 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거기에는 율법 계약의 기본적인 법인 “열 가지 말씀” 즉 십계명이 들어 있었다. (출 31:18; 신 4:13) 이 첫 번째 경우에 모세는 여호와와 이스라엘 사이의 중개자로서 그리고 아마 삼백만 이상의 인구로 이루어졌을 이 큰 나라의 인도자로서 적합한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모세가 산에 있을 때 여호와께서는 백성이 우상 숭배를 시작했음을 알려 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를 그냥 두어라. 그들을 향하여 나의 분노가 타오르게 하여, 내가 그들을 진멸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겠다.” 모세의 즉각적인 대답은 여호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는 일이 모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음을—그는 완전히 이타적이었으며 자신의 명성을 추구하지 않았음을—밝혀 주었다. 그는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요청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여호와께서 최근에 홍해 기적을 통해 드높이신 그분의 이름에 대한 관심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하느님의 약속에 대한 염려를 나타냈다. 여호와께서는 모세의 탄원을 받아들여 그 백성을 멸망시키지 않으셨다. 이것을 보면 여호와께서 모세가 중개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간주하셨다는 사실과, 그분이 모세를 그 직무에 임명하신 마련을 존중하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백성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두고 한탄하셨다.” 다시 말하면,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분은 그들에게 내리려고 했던 재앙과 관련하여 자신의 태도를 바꾸셨다.—출 32:7-14.
모세가 하느님을 위해 섬기면서 나타낸 참 숭배에 대한 열심이 그가 산에서 내려왔을 때 드러났다. 그는 우상 숭배를 하며 흥청거리는 자들을 보고 그 돌판들을 내던져서 부서뜨렸으며, 여호와의 편을 들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레위 지파가 모세의 편을 들자, 그는 그들에게 거짓 숭배에 연루된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그 결과 약 3000명을 살육하는 일이 있었다. 그다음에 그는 여호와에게 돌아가서 백성이 큰 죄를 지었음을 인정하며 이렇게 탄원하였다. “그러나 이제 당신이 그들의 죄를 사하려 하신다면,—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시려면, 부디 당신이 기록하신 당신의 책에서 저를 지워 주십시오.” 하느님께서는 모세가 중개자로서 하는 탄원을 불쾌하게 여기지 않으셨다. 하지만 “누구든지 나에게 죄를 지으면, 내가 그를 나의 책에서 지워 버릴 것이다”라고 대답하셨다.—출 32:19-33.
모세가 그 계약에서 여호와의 편을 대표하여 참되고 깨끗한 숭배를 지휘하고 불순종하는 자들에게 심판을 집행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그는 또한 그 나라 혹은 그 나라의 개인들이 여호와의 손에 멸망을 당할 순간에 중재를 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민 12장; 14:11-21; 16:20-22, 43-50; 21:7; 신 9:18-20.
이타적인 태도, 겸손, 온유 모세의 주요 관심사는 여호와의 이름과 그분의 백성이었다. 따라서 그는 영광이나 지위를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여호와의 영이 진영에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 임하여 그들이 예언자로 행동하기 시작했을 때, 모세의 보조자인 여호수아는 그들을 제지하기를 원했는데, 그는 그들이 모세의 영광과 권위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모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당신이 나를 위하여 질투합니까? 오히려 나는 여호와의 백성이 모두 예언자이면 좋겠습니다. 여호와께서 자신의 영을 그들 위에 두실 것이기 때문입니다!”—민 11:24-29.
모세는 이스라엘이라는 큰 나라의 지도자로 여호와에 의해 임명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였는데 특히 그것이 그 나라에 가치가 있을 경우에 그렇게 하였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를 떠나고 나서 얼마 후에 이드로가 모세의 아내와 아들들을 데리고 모세를 찾아왔다. 이드로는 모세가 자기에게 찾아오는 모든 사람의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기운을 소진하며 얼마나 힘겹게 일하고 있는지 관찰하였다. 그는 모세가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의 분량을 다양하게 위임하여 자신의 짐을 가볍게 할 수 있는 질서 있는 마련을 지혜롭게 제안하였다. 모세는 이드로의 조언을 귀담아듣고 받아들여, 백성을 천 명, 백 명, 오십 명, 열 명 단위로 조직하여 각 집단의 우두머리가 재판관 역할을 하게 하였다. 그 후로는 어려운 문제들이 있을 경우에만 모세에게 가져오게 하였다. 모세가 자기가 하던 일을 이드로에게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백성들]에게 문제가 일어날 경우에, 그 일은 반드시 저에게로 오게 됩니다. 그러면 저는 한편과 다른 편 사이에 재판을 하여, 참 하느님의 결정과 그분의 법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말을 통해 모세는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가 아니라 여호와의 결정에 따라 재판해야 할 자신의 의무를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냈으며, 더욱이 자신에게는 백성이 하느님의 율법을 알고 인식하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음을 나타냈다.—출 18:5-7, 13-27.
모세는 거듭거듭 자신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참 지도자라고 지적하였다. 백성이 음식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을 때, 모세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의 투덜거림은 우리[모세와 아론]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여호와에 대한 것입니다.” (출 16:3, 6-8) 미리암과 아론이 질투와 불경을 드러내며 모세와 그의 권위를 거슬러 말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미리암이 모세의 아내 때문에 자신의 탁월함이 가려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기록은 그들의 말이 더욱더 멸시받을 만한 것이었음을 보여 주는데 다음과 같은 말이 있은 것이 바로 이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 모세는 지면에 있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단연 가장 온유한 사람이었다.” 모세는 그 공격을 온유하게 참으면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를 꺼렸던 것 같다. 하지만 여호와께서는 이 도전에 분노하셨는데, 그 도전은 사실상 여호와 자신에 대한 모욕이었기 때문이다. 그분은 그 문제에 관여하시어 미리암을 호되게 책망하셨다. 모세는 누이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를 위하여 중재하며 이렇게 외쳤다. “오 하느님, 부탁입니다! 제발 누이를 고쳐 주십시오!”—민 12:1-15.
순종, 여호와를 기다리는 태도 모세는 여호와를 기다리는 태도를 보였다. 그가 이스라엘의 입법자로 불리기는 하지만, 그는 그 율법들이 자기에게서 나온 것이 아님을 인정하였다. 그는 문제를 자신의 지식에 근거하여 결정하는 독단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소송에서 선례가 없거나 율법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정확히 분별하지 못할 경우에는, 판결을 확립하기 위해 그 문제를 여호와께 가져갔다. (레 24:10-16, 23; 민 15:32-36; 27:1-11) 그는 지시 사항들을 주의 깊이 이행하였다. 모세는 장막을 건축하고 그 기구들과 제사장들의 옷을 만드는 복잡한 일을 면밀히 감독하였다. 기록은 이렇게 알려 준다. “모세는 여호와께서 그에게 명령하신 대로 다 행하였다. 그는 꼭 그대로 행하였다.” (출 40:16. 민 17:11 비교) 그 외에도 우리는 일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대로” 되었다는 표현을 반복해서 보게 된다. (출 39:1, 5, 21, 29, 31, 42; 40:19, 21, 23, 25, 27, 29) 그가 그렇게 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유익한데, 그런 것들이 하늘에 있는 것들의 “그림자”와 예를 구성한다고 사도 바울이 지적하기 때문이다.—히 8:5.
모세가 걸려 넘어지다 모세가 심각한 실수를 한 것은 이스라엘이 가데스에 진을 치고 있을 때였는데, 아마 그들이 방랑한 지 40년째 되던 해였을 것이다. 이 사건을 고려해 보면 모세가 큰 특권을 받은 위치에 있었을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지도자 겸 중개자로서 여호와 앞에 매우 막중한 책임이 있었다는 사실이 부각된다. 백성은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세와 심하게 다투며 그들을 이집트에서 메마른 광야로 인도해 내어 온 것에 대해 모세를 비난하였다. 모세는 많이 인내하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의 고집 세고 반항적인 태도를 참고, 그들의 난관에 동참하며, 그들이 죄를 지었을 때 그들을 위해 중재해 주었지만, 이때 순간적으로 자신의 온유하고 온화한 성품을 상실하였다. 모세와 아론은 분노하고 정신이 괴로운 상태에서 여호와의 명령대로 백성 앞에 섰다. 하지만 그들은 공급자이신 여호와께 주의를 돌리는 대신, 백성에게 거칠게 말하면서 자신들에게 주의를 돌렸으며, 모세는 이렇게 말하였다. “자, 반역자들이여, 들으시오! 우리가 이 바위에서 당신들을 위해 물을 내야겠소?” 그러면서 모세가 바위를 치자 여호와께서는 물이 흘러나오게 하셨는데, 그 많은 백성과 그들의 가축 떼가 마시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의 행동을 불쾌하게 여기셨다. 그들은 자기들의 주요 책임 즉 여호와의 이름을 드높여야 할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것이다. 그들은 여호와께 “본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였”고, 모세는 “그의 입술로 경솔히 말하였다.” 나중에 여호와께서는 이렇게 선언하셨다. “너희가 이스라엘 자손의 눈앞에서 내게 믿음을 나타내지 않아 나를 거룩하게 하지 않았으므로, 그 때문에 너희는 내가 정녕 이 회중에게 줄 땅으로 이들을 데리고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민 20:1-13; 신 32:50-52; 시 106:32, 33.
성서 필자 모세는 오경 즉 성서의 처음 다섯 권인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필자였다. 유대인들은 이 책들을 모세가 기록했다는 점을 유대인의 전 역사에 걸쳐 인정해 왔으며, 성서의 이 부분은 그들에게 토라 즉 율법으로 알려져 있다. 예수와 그리스도인 성서 필자들은 종종 모세를 율법 수여자로 언급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욥기와 시편 90편도 기록한 것으로 여겨지며, 시편 91편도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마 8:4; 누 16:29; 24:27; 로 10:5; 고첫 9:9; 고둘 3:15; 히 10:28.
그의 사망과 매장 모세의 형 아론은 123세의 나이에 죽었는데, 그때는 이스라엘이 여행한 지 40년째 되는 해 다섯째 달에 에돔의 경계에 있는 호르 산에 진을 치고 있을 때였다. 모세는 아론을 산으로 데리고 가서 아론의 제사장 옷을 벗겨 그것을 아론의 살아 있는 아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이자 계승자인 엘르아살에게 입혔다. (민 20:22-29; 33:37-39) 약 여섯 달 뒤에, 이스라엘은 모압 평원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모세는 그 민족을 모아 놓고 연이은 연설들에서 그들에게 율법을 설명했는데, 이스라엘이 방랑하는 천막 생활을 하다가 자신들의 땅에 정착하는 생활로 변화할 경우 필요해질 조정 사항들을 덧붙이며 자세히 설명하였다. 40년째 되는 해의 열두째 달(기원전 1473년 봄)에, 그는 여호와께서 임명하신 대로 여호수아가 자기 뒤를 이어 지도자가 될 것임을 백성에게 알렸다. 그리고 여호수아는 임명을 받고 용기를 내라는 권고를 들었다. (신 31:1-3, 23) 끝으로, 한 노래를 읊고 백성을 축복한 뒤에, 모세는 여호와의 명령대로 느보 산으로 올라가서, 먼저 이 산의 전망이 좋은 지점에서 약속의 땅을 보았고 그다음에 숨을 거두었다.—신 32:48-51; 34:1-6.
모세는 사망 당시 120세였다. 성서는 그의 타고난 체력에 대해 증언하면서 “그의 눈이 어두워지지 않았고, 그의 기력이 달아나지 않았다”고 해설한다. 여호와께서 그를 어떤 장소에 묻으셨는데, 그 뒤로 그 장소를 발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 34:5-7)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의 무덤에 신당을 만들어 거짓 숭배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마귀는 모세의 시체를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은데, 그리스도인 제자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부동생인 유다가 이렇게 기록하기 때문이다. “천사장 미가엘은 마귀와 의견 차이가 있어 모세의 시체를 놓고 논쟁할 때에, 감히 모욕적인 말로 그에게 판결을 내리지 않고 ‘여호와께서 너를 꾸짖으시기 바란다’고만 말하였습니다.” (유 9) 이스라엘은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가나안으로 건너가기 전에, 모세를 위하여 삼십 일 동안의 애도 기간을 지켰다.—신 34:8.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셨던 예언자 미리암과 아론이 모세의 권위에 도전했을 때, 여호와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중에 여호와를 위한 예언자가 있으면, 나는 환상으로 나 자신을 그에게 알리고, 꿈으로 그에게 말할 것이다. 나의 종 모세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나의 온 집을 맡고 있다. 나는 그에게 대면하여 말하고 알려 주며, 수수께끼로 하지 않는다. 그는 여호와의 모습을 본다. 그런데 너희는 어찌하여 내 종, 모세를 거슬러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느냐?” (민 12:6-8) 신명기의 결론 부분에서는 여호와 앞에서 모세가 누린 특권 받은 입장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에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셨던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여호와께서 그를 보내셔서 이집트 땅에서 파라오와 그의 모든 종들과 그 온 땅에 행하게 하신 모든 표징과 기적과 관련해서도 그러하고, 모세가 온 이스라엘의 눈앞에서 행한 모든 강한 손과 외경심을 자아내는 모든 큰일과 관련해서도 그러하다.”—신 34:10-12.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세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결코 문자적으로 여호와의 실제 모습 그대로를 보지는 못했지만, 예수 그리스도 이전 시대의 어떤 예언자가 누렸던 것보다 여호와와 더 직접적이고 지속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누렸다. ‘나는 그에게 대면하여 말한다’는 여호와의 말씀을 보면, 모세가(하느님께서 실제로 계신 그곳에 갈 수 있는 천사들을 통하여; 마 18:10)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알현했음을 알 수 있다. (민 12:8) 이스라엘의 중개자인 그는 쌍방 의사소통 마련을 거의 계속해서 누렸다. 그는 어느 때에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가져가서 하느님의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여호와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의 온 집을’ 맡기시어 그 나라를 조직하는 일에 모세를 자신의 친밀한 대리자로 사용하셨다. (민 12:7; 히 3:2, 5) 후기 예언자들은 단지 모세를 통해 놓여진 기초 위에 계속 건축했을 뿐이다.
여호와께서 매우 인상적인 방식으로 모세를 대하셔서, 모세는 하느님께서 자신의 예언자들과 의사소통을 하실 때 흔히 하신 것처럼 단지 머릿속의 환상이나 꿈을 통해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눈으로 하느님을 실제로 본 것과 같았다. 여호와께서 모세를 대하신 방식이 매우 실제적이었기 때문에 모세는 자기가 “보이지 않는 분”을 보고 있는 듯한 반응을 나타냈다. (히 11:27) 모세가 받은 인상은 여러 세기 후에 베드로가 변형 환상을 통해 받은 영향과 유사했던 것 같다. 그 환상도 매우 생생해서 베드로는 그 환상에 참여하여 말하기 시작했는데, 말을 하면서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누 9:28-36) 그와 마찬가지로 사도 바울도 매우 생생한 환상을 경험하여 나중에 자신에 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몸 안에서였는지 몸 밖에서였는지 나는 모르지만, 하느님께서는 아십니다.”—고둘 12:1-4.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에 정착시키는 데 뛰어난 성공을 거둔 것은 틀림없이 어느 정도 모세가 훈련과 본을 통해 그에게 심어 준 훌륭한 특성들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호수아는 “청년 시절부터” 모세의 봉사자였다. (민 11:28) 그는 모세 휘하의 군대 사령관이었던 것 같으며(출 17:9, 10) 모세의 수종으로서 모세 가까이에서 많은 경험을 하였다.—출 24:13; 33:11; 신 3:21.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에 관하여 모세가 기록했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셨는데, 한 경우에 자신의 반대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이 모세를 믿는다면 나를 믿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하여 기록하였기 때문입니다.” (요 5:46) 예수께서는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계실 때 “모세의 글과 모든 예언자들의 글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서 자기에 관한 것들을 그들에게 해석해 주셨다.”—누 24:27, 44. 또한 요 1:45 참조.
모세가 그리스도 예수에 관하여 기록한 것들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여호와의 말씀도 있다. “내가 그들을 위하여 그들의 형제들 가운데서 너와 같은 예언자를 일으킬 것이다. 내가 진정 나의 말을 그의 입에 넣어 줄 것이니, 그는 정녕 내가 그에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할 것이다.” (신 18:18, 19) 사도 베드로는 이 예언을 인용하면서 이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킨다는 점에 있어서 일말의 의문도 남기지 않았다.—행 3:19-23.
이 두 명의 대예언자 즉 모세와 예수 그리스도는 많은 면에서 서로 비슷하였다. 둘 다 유아기에 각자의 당시 통치자들이 명령한 무차별 살육을 살아남았다. (출 1:22; 2:1-10; 마 2:13-18) 이스라엘 나라의 지도자인 모세는 여호와의 “처음 난 자” 즉 이스라엘 나라와 함께 이집트에서 불리움을 받았다. 예수는 하느님의 맏아들로서 이집트에서 불리움을 받았다. (출 4:22, 23; 호 11:1; 마 2:15, 19-21) 둘 다 광야 지역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였다. (출 34:28; 마 4:1, 2) 둘 다 여호와의 이름으로 왔는데, 예수의 경우는 그 이름 자체가 “여호와는 구원이시다”를 의미한다. (출 3:13-16; 마 1:21; 요 5:43) 예수도 모세처럼 “여호와의 이름을 선포”하셨다. (신 32:3; 요 17:6, 26) 둘 다 이례적으로 온유하고 겸손하였다. (민 12:3; 마 11:28-30) 둘 다 하느님께서 자기들을 보내셨음을 증명하는 매우 확실한 신임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많은 종류의 깜짝 놀랄 만한 기적들이었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사람들을 부활시키심으로 모세보다 더 뛰어나셨다.—출 14:21-31; 시 78:12-54; 마 11:5; 막 5:38-43; 누 7:11-15, 18-23.
모세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나라 사이에 맺은 율법 계약의 중개자였다. 예수께서는 하느님과 “거룩한 나라” 즉 “하느님의 [영적] 이스라엘” 사이에 맺은 새 계약의 중개자이셨다. (베첫 2:9; 갈 6:16; 출 19:3-9; 누 22:20; 히 8:6; 9:15) 둘 다 재판관, 입법자, 지도자로 섬겼다. (출 18:13; 32:34; 단 9:25; 말 4:4; 마 23:10; 요 5:22, 23; 13:34; 15:10) 모세에게는 ‘하느님의 집’ 즉 이스라엘 나라 또는 회중 내에서 관리인의 직무가 맡겨졌으며, 그는 그 직무에 충실하였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자신이 세우신 하느님의 집 즉 영적 이스라엘 나라 또는 회중을 다스리는 데 충실함을 보이셨다. (민 12:7; 히 3:2-6) 심지어 죽었을 때에도 유사점이 있었는데, 모세의 시체와 예수의 시체 둘 다 하느님께서 처분하셨다.—신 34:5, 6; 행 2:31; 유 9.
모세가 광야에서 체류한 지 40년째 되는 해가 끝나 갈 무렵에 그가 장인의 양 떼를 치고 있을 때, 하느님의 천사가 호렙 산 기슭에서 가시덤불 불꽃 가운데서 기적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거기에서 여호와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이집트에서 구출해 내라는 임무를 모세에게 주셨다. (출 3:1-15) 따라서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자신의 예언자 겸 대리자로 임명하신 것이며, 모세는 이제 적절하게도 기름부음받은 자 즉 “그리스도”라고 불릴 수 있게 되었다. 그 특권 받은 입장에 있기 위하여, 모세는 “이집트의 보물”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학대받는” 쪽을 택하고 따라서 치욕을 당해야 하였다. 하지만 모세는 그러한 “그리스도의 치욕”을 이집트의 모든 재산보다 더 큰 부로 여겼다.—히 11:24-26.
그 사실과 유사한 점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도 볼 수 있다. 그분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때 천사가 공고한 내용에 의하면, 그분은 “구원자 곧 주 그리스도”가 될 것이었다. 예언자 요한이 요르단 강에서 그분에게 침례를 베푼 뒤에, 그분은 그리스도 즉 기름부음받은 자가 되셨다. (누 2:10, 11; 3:21-23; 4:16-21) 후에 그분은 자신이 “그리스도” 즉 메시아임을 인정하셨다. (마 16:16, 17; 막 14:61, 62; 요 4:25, 26)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도 상에 눈을 고정시키셨으며, 사람들이 자신에게 퍼부은 수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다. (빌 2:8, 9; 히 12:2) 그리스도인 회중은 이 더 큰 모세 안으로, 다시 말해서 예언된 예언자, 해방자, 지도자인 예수 그리스도 안으로 침례를 받는다.—고첫 10: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