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옛날부터 사용되는 식품
식물성 기름하면 당신은 무엇을 연상하는가? 나물을 무치거나 반찬을 만들 때 사용하는 액체를 생각하는가? 당신은 그것이 의약품, 향료, ‘페인트’, ‘마아가린’, 비누 등을 만드는 데도 사용되고 있음을 알고 있는가? 과거에는 어떠하였는가? 당신은 수천년 전 아주 오랜 옛날에도 기름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이 미끄러운 물질을 더 자세히 관찰해 보기로 하자. 기름은 물보다 가벼우며, 무거운 물과 섞이지 않고 그 위에 뜬다. “물에 돌듯한다”는 옛말은 기름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 특징을 잘 나타낸다.
고대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식물성 기름은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기름이었다. 익은 ‘올리브’ 열매는 그 30‘퍼센트’ 정도가 기름이며 과육 자체만 말한다면 약 절반이 기름이다. 풍년이 들면 ‘올리브’ 나무 한 그루에서 38 내지 57‘리터’의 기름을 얻을 수 있다. 그만한 양이면 대여섯 식구의 식사에 필요한 지방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성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옛날에는 ‘올리브’유를 여러 가지로 사용하였다. 요리나 빵 굽는 데 사용하는 외에 목욕 후 피부에 바르기도 하였다. 그렇게 바르면 노출된 피부를 강한 태양 광선으로부터 보호하게 되고 피부를 탄력있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룻 3:3; 사무엘 하 12:20) 통증을 줄이기 위해 포도주와 함께 ‘올리브’유를 상처에 발랐다. (누가 10:34) 그리고 옛날에는 어두움을 밝히는 등잔에도 ‘올리브’ 기름을 사용하였다.—마태 25:3-8.
과거에는 ‘올리브’ 기름을 어떻게 짰는가? 최상품의 기름을 얻으려면 ‘올리브’ 열매를 절구에 넣고 짓이겨 찧었다. 그 다음에 짓이긴 열매를 채에 옮겨 넣고 그 안에서 기름을 짰다. 보통급의 기름은 ‘올리브’ 열매를 맷돌에 갈아서 기름을 얻었다. 가장 하급의 기름은 ‘올리브’ 열매를 기름틀이나 포도주에 넣어 기름을 짜고 난 후 그 찌꺼기로 짜냈다. 부서진 과육을 바구니에 담아 기름틀에 있는 두 개의 수직한 기둥에 걸쳐 올려놓고 그 다음 지렛대로 과육에 무거운 압력을 가하였다.
현대의 기름
옛날과 마찬가지로 식물성 기름은 오늘날에도 여러 가지로 사용된다. 그러한 기름은 지금도 연고(軟膏)나 의약품 제조에 귀중하게 사용된다. 잇꽃씨, 콩, 아마씨 등에서 짜낸 기름은 ‘페인트’ 제조에 사용되어 왔다. 아마씨에서 짠 아마인 기름은 인쇄 ‘잉크’, ‘리놀륨’, ‘와니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면실유나 참기름은 비누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윤활유나 수지 화학 약품, 향료 등도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다. 또한 옛날과 마찬가지로, ‘올리브’유와 몇 가지 식물성 기름은 식품으로 쓰인다.
오늘날 과일, 견과류 및 씨에서 기름을 짜는 데는 주로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수압 ‘프레스’” 방법, 기름을 함유한 물질에 고온과 고압을 가하는 “익스펠러” 방법, 그리고 “용매”를 쓰는 방법이 있다. 용매를 사용하여 기름을 짜는 경우에는 기름을 함유한 물질을 빻아서 증기로 가열한 후에 용매와 섞는다. 과육에서 기름을 뽑아낸 후에는 그 용매를 기름에서 제거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름 속에 약간이라도 용매가 남아서 그 기름을 먹은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지도 모른다 하여 용매를 쓰는 방법에 반대한다. 그러나 용매를 사용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기 때문에 큰 공장에서는 이 방법을 사용한다.
기름을 짠 후에는 보통 그 기름을 정제한다. 정제할 때, 엽록소, ‘비타민’ A와 E, 인의 화합물 등등을 제거하여 기름을 투명하고 맑게 한다. 정제할 때에 기름에서 귀중한 물질이 제거되기 때문에, 백설탕이나 고운 밀가루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정제되지 않은 기름을 더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은 ‘크리임’, ‘버터’, 돼지 기름, 소 기름 등 동물성 기름보다 식물성 기름을 더 좋아한다. 동물성 지방에는 동맥 경화를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지방질 비슷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동물성 지방은 수소 원자로 “포화”되어 있는데 식물성 기름은 대체적으로 “불포화”되어 있다. 그러므로 식물성 기름이 동물성 지방보다 소화가 더 잘되고 몸에 쉽게 흡수된다.
식품으로 사용되는 식물성 기름 가운데는 잇꽃씨, 목화씨, ‘올리브’ 열매 등에서 짠 기름이 있다. 잇꽃씨의 기름에는 ‘리노올’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 ‘리노올’산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면실유는 식품으로 사용된다. 그 기름은 ‘마아가린’, 요리용 기름, ‘쇼트닝’, ‘샐러드 드레싱’, ‘마요네에즈’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샐러드’ 애호가들과 요리사들 중에 ‘올리브’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향기가 좋고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체내의 ‘콜레스테롤’ 양을 낮추려고 하는 사람들은 ‘밀크 셰이크’를 만들 때에 ‘아이스크리임’ 대신 옥수수 기름을 사용한다. 또한 그들은 ‘버터’와 잇꽃씨 기름을 ‘믹서’로 혼합함으로서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줄인다.
그러나 식물성 기름이 반드시 동물성 지방보다 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식품은 최상의 약품」이라는 저서에서 ‘H. G. 비일러’는 이렇게 썼다. “어떤 경우에는 요리용 불포화 기름과 ‘마아가린’을 천연 상태로 놔두지 않고, 상업주의 때문에 ‘버터’나 다른 천연 ‘쇼트닝’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용해점을 변화시키고 합성 ‘비타민’으로 ‘강화’하고,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한 ‘글루탐’산 ‘모노소디움’ 혹은 ‘글루탐’산, ‘아닐린’ 염료, 소금, ‘버터’를 첨가한다. 사실상 이 모든 첨가물들은 탄화 수소를 포화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구미에 맞고 그들의 마음에 드는 제품은 좋을 것이 없다.”—117, 118면.
간장(肝臟)이 좋을 때는 천연적인 순수한 동물성 지방을 섭취하든지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든지 별 차이가 없다고 그 필자는 결론을 내렸다.
간과하기 쉬운 한 가지 요소는 식물성 기름에 열을 가하면 포화 상태로 된다는 점이다. 식품을 기름 속에 잠겨서 ‘프라이’할 때처럼 기름을 반복적으로 계속 사용하면 그 기름은 더욱 더 포화 상태가 된다.
물론, 식품의 경우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중용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성서는 이렇게 권고하고 있다. “술을 즐겨하는 자와 고기를 탐하는 자로 더불어 사귀지 말라.” (잠언 23:20) 적당한 양의 동물성 기름을 섭취하는 것이 식물성 기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보다 훨씬 났다. 중용을 지키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대 ‘애굽’의 문헌에 나오는 다음 격언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의 4분의 1로 살아가고 나머지 4분의 3으로는 의원을 살려 준다.”